곡쟁이 톨로키
자케스 음다 지음 | 윤철희 옮김
검둥소
인상깊은 구절
나는 적선은 받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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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쟁이라는 단어가 낯설었다. 마치 예전 TV에서 인기프로그램이었던 상상플러스가 생각났다. 어른들의 말, 십대들의 말을 출연자들이 알아맞추는 것인데, 생각보다 우리말에 대해 잘 모르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곡쟁이 톨로키>라는 제목을 접했을 때도 비슷한 느낌이었다. 작가 역시 생소한 인물이었다. 자케스 음다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태어난 사람이다. 즉 내가 처음 접해본 남아공 소설이라는 것이다. 사회 운동을 펼치던 아버지가 체포되자 미국으로 건너가 망명생활을 시작했다는 작가의 사회적, 정치적 배경이 아마 이 소설을 읽는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곡쟁이란 주인공 톨로키가 선택한 직업이다. 즉 장례식장에서 슬픔을 유도하고 애도의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도록 "곡"을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그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수단으로 이 곡쟁이를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 그는 진정으로 망자를 위해 곡을 하고 그것을 자신의 소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다. 톨로키가 곡쟁이로서 생활하게 된 배경, 그리고 고향 동생인 노리아가 결국 이주민 판자촌에서 생활하게 된 배경에 바로 작가의 비판의식이 숨어있다. 톨로키와 노리아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온갖 불합리하고 슬프디 슬픈 사건들은 한마디로 말해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에 대한 작가의 저항을 드러낸다. 백인 이주자들이 17세기 무렵 케이프타운에 이주하기 시작하면서 백인들에 의한 흑인 지배가 시작되었다. 백인들은 인종차별정책을 노골적으로 시행하면서 흑인들에 대한 무차별 살상을 일삼기 시작했다. 우리가 잘 아는 넬슨 만델라 역시 남아공 출신으로 남아공의 이러한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한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고향에서 아버지에게서까지 버림받으며 생김새로 인해 고통받았던 톨로키가 다시는 동향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겠다고 고향을 떠난 일. 톨로키 아버지가 가정을 돌보지 않으면서도 친구의 딸이었던 노리아에게 보냈던 애정. 노리아의 비정상적인 애정생활과 아이를 두번이나 잃어야 했던 고통과 이주민 판자촌에서의 톨로키와의 만남. 이 복잡한 이야기들이 순서를 무시하고 때로는 톨로키의 회상으로 때로는 "우리"라는 제 3자의 관점으로 때로는 노리아의 입을 통해 전해진다.
처음 접해본 남아공 소설. 처음 들어본 곡쟁이라는 직업과 그 외 작품 속에서 나타나는 낯선 나라의 낯선 습과들이 적응하기가 힘들었고 이리저리 시대를 뒤집는 이야기 순서에 헷갈리기도 했다. 그리고 차별받는 자들의 고정되지 않고 체계적이지 못한 의식의 나열 또한 책을 읽는데 걸림돌이 되기도 했지만 처음 읽게된 남아공 소설, 자케스 음다의 작품이라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오즈(fly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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