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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죽음에게 삶을 묻다


유호종 지음
사피엔스21 2010.04.29펑점
# 삶의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우리가 생각해야하는 것들을 알려주는 책.

 

가만 생각해보면 사람들은 어떻게 사느냐에는 많은 관심을 갖고 노력을 하지만 정작 죽음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안하는듯 싶다. 아니 오히려 죽는다는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 전, 티비에서 호스피스 병동의 모습을 본 적이 있다. 내가 알고 있는 호스피스 병동에 대한 이미지는 정말 죽음이 얼마 남지 않은 사람들이 보다 적은 고통과 편안한 마음으로 마지막을 보내는 장소였다. 그래서 호스피스 병동의 분위기는 왠지 차분하고 조용할거 같았다. 그러나 티비에서 본 호스피스 병동은 정말 의외였다. 전체적 분위기로 보면 조용한거는 맞았지만, 그곳에 있는 사람들의 밝은 표정은 나를 당황스럽게 했다. 혹시 방송용이라 설정된게 아닐까 싶어 의심도 하고 그랬는데 한참을 그들의 표정을 보면서 내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정말 그들의 표정은 만들어낸게 아니었다. 진정 마음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표정이었다- 물론 그들도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었을 것이다. 처음엔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지 못하고 공황상태였을 것이다. 그러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고 감정적인 부분에서 이성이 돌아오면서 자신에게 닥친 죽음을 인정하고, 그 짧은 시간이지만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 나름의 준비과정을 거치지 않았을까 싶다.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정말 현실적으로, 냉정하게 얘기하고 있다. 그렇다고 그게 나쁘다는게 아니다. 오히려 내게는 이 책이 언젠가 찾아올 죽음에 대해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는 시간이 되었다. 과연 나는 어떠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하고 싶은지 혹은 죽음이 닥쳤을때 잊지말고 해야하는 일은 무엇인지등 여러가지를 떠올리게 했다. 물론 저자도 이런 부분에 대하여 어떻게 해야하는지 자세히 얘기해준다. 예를들면, 유언장 작성법이라든지 나중에 내가 의식이 없는 상태일때 생명유지장치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남은 가족들을 위해선 어떻게 해야하는지등등 말이다. 정말 이 책을 읽으면서 들었던 생각이 사는 것만큼 죽는 것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준비하는 시간도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떻게 보면 아직 살아갈 날이 창창한데 죽음을 미리 준비한다는게 조금 이상하게 생각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자신의 죽음을 준비하면서 자신의 삶을 보다 가치있게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 삶을 의미있게 보내려고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 정말 이책에서 느낄수 있듯이...살아가는 것도, 죽는 것도 이제는 우리에게 중요한 문제이니깐 말이다.

 

이 책을 읽고나서 법정스님이 입적하시고 한창 유행처럼 떠올랐던 '아름다운 마무리' 라는 말이 생각났다. 아름다운 마무리.....무섭고 두렵게만 생각했던 죽음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말이 아닌가 싶다. 이제 죽음은 우리가 나중에 생각해야하는 문제가 아닌 것이다. 평균수명이 증가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신경써야하는 부분은 자신에게 언제가는 찾아올 죽음이 아닐까? 그때 어쩔 수 없이 당하는 죽음보다는 내가 바라는, 원하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준비해놓는 것도 삶의 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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