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목일 썸네일형 리스트형 모래밭에 쓴 수필 모래밭에 쓴 수필 정목일 지음 문학수첩 우리네 삶은 얼마나 빡빡하고 좁았던가. 서정 수필이란 말이 아깝지 않은 그의 글들을 읽다 보면 무엇인가 몸에서 무엇인가 하나하나 빠져나감이 느껴진다. 글자들을 잡으려는 머리 속 지식들까지도 한 거풀씩 벗겨지는 게 처음엔 어색하기만 하다. 소설을 읽는 마냥 앞으로 돌아가 다시 글자를 머리에 집어넣는데 금방 다시 지워져 내린다. 아이고야, 왜 그런가 했더니 제목 봐라. 모래밭에 쓴 수필이란다. 모래밭에 쓴 글이 어디 오래 남아있겠나. 내 머리도 모래밭이 된 듯 하다. 그러나 글자는 지워져도 그 감정만은 오롯이 남아 몸을 적셔 내린다. 내가 책을 붙잡고 읽는지 책이 나를 붙잡고 읽는지 모를 일이다. 글 한 편을 곱씹기 전에 손과 눈이 먼저 다음 장을 넘긴다. 왠지 모르게..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