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성적 충동
우리는 매순간 판단하고 결정한다. 길거리에서 나물값 500원을 깍아달라고 할까 그러지 말까부터 시작해 대출을 받아 집을 살까 말까, 이사람을 뽑을까 말까까지 우리는 작은 돈부터 큰돈, 직접적인 것부터 간접적인 것까지 크고 작은 것들을 판단을 통해 결정한다. 그럼 이 때 우리들의 판단과 결정의 기준은 무엇일까? 여기서 기존의 경제학 이론은 모든 상황과 조건을 검토해 결정하는 '합리적' 인간을 가정한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이 합리적 인간들이 하는 경제행위가 결과를 놓고 보면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이 비합리적 행동들을 이해해야지 지금의 위기를 정확히 판단할수 있다고 말한다.
이 책은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되는 시장자본주의와 이것을 바탕으로 경제 이론을 제시하는 기존의 경제학(전통적인 경제학, 거시경제학, 표준경제학, 고전파, 신고전파)의 개념으로는 불황, 변동성, 실업, 빈곤, 경기의 주기성을 명확히 예측하지 못할뿐더러 설명조차 하지 못한다고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기존의 경제학은 어떤 경제적 사건을 이성적·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위해 경제 이론을 단순화하여 과학화한다.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만나는 점에서 결정된다든지, 시장은 효율적이기 때문에 가만히 두면 최적화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의 역할은 축소되어야 한다고. 그러나 이와 같은 이론과 전제가 현실에 그대로 적용되느냐 하면 그렇지 않다는데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케인스의 '고용, 이자 및 화폐의 일반이론'에 주목한다. 케인스하면 우선 생각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을 강조하는 '보이는 손' 바로 정부의 적극적인 재정정책일텐데, 이 책은 이와은 다른 것에 주목한다. 저자는 케인스 경제학의 진짜 목적은 '보이는 손'이 아닌 '야성적 충동'에 있다고 말한다. 여기서 야성적 충동은 비합리적 반응·비경제적 동기를 말하는데, 쉽게 말해 사람들은 경제적 동기만이 아닌 심리적 요소가 결정과 판단에 강하게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단순하면서도 명확해 보이는 것이 현실에서는 역동적인 사람들로 인해 다양한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그럼 야성적 충동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저자는 기존 경제학이 주목하지 않는 자신감, 공정성, 부패, 화폐착각, 이야기를 제시한다. 간단히 장기적인 경기침체인 불황을 예로 들어보자. 경기가 하강하면 합리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머지 않아 경기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에 가지고 있는 주식, 주택 등을 팔기보다는 미래의 이익을 위해 더 구입할것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가령 대기업이 '부패'로 인해 파산하면 이것이 대중에게 '이야기(소문)'가 되면서 불황의 분위기가 만연하게 된다. 더구나 정부의 대책은 가진자 만을 위한 것이라 국민은 '불공정성'에 불만을 가지게 되며, '화폐착각'으로 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임금 삭감을 감수한다. 이로 인한 '자신감' 상실은 경기 하락시 가지고 있는 것을 팔게되고 폭락하게 만든다. 이와 같이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명확하게 설명해 주지 못하는 것들을 심리적 요인인 야성적 충동로 이해하면 설명이 가능하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이 책의 저자는 심각한 경기침체를 막을 수 있는 해결책으로 정부의 '규제'를 제시한다. 경기가 침체한 후의 재정·금융정책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미연에 방지해야 국민을 보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쪽 분야에서 유명한 시골의사란 분이 지금의 쏟아붓기식 정책은 이전 대공황기때 하지 않았기 때문에 하는 방법일 뿐이다라고 말했다. 이 방법이 통할지 그렇지 않을지는 누구도 예상할수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다음 거품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법에 의한 철저한 규제책을 마련하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경제 회생을 위해 하나의 규제라도 더 철폐하려는 우리의 대응방식이 과연 올바른 것인지 생각해 보아야 할때가 아닌가 싶다.
[출처] [오늘의 책콩] 야성적 충동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호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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