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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빅 아이디어

 

빅 아이디어

다니 다이치 지음 | 윤천규 옮김
책든사자 2009.06.18
펑점

[빅 아이디어]

 

어릴 때는 양복이 너무 좋았다. 계속 키가 큰다는 것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엄마보고 양복을 사달라고 졸라서, 증조 할아버지 제사를 갈 때 아주 예쁘게 차려입고 넥타이까지 메고, 심지어 넥타이 핀 까지 고정시킨 다음에 절을 했다. 그리고는 두번 다시 양복 입을 기회가 없어서 그렇게 몸은 커버렸고, 내 옷은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 어리석었지!

 

하지만 넥타이 핀에 대해서라면 할 말이 많다. 위에 외투를 입고 있으면 몰라도 그저 셔츠에 넥타이만 메고 있다면, 핀 한개로는 분명 부족하다. 아니, 적어도 부족하다고 생각했었다. 앞으로 숙이면 넥타이도 주욱 내려가고 조금만 움직여도 이리저리 왔다갔다 하는 넥타이, 예쁘게 핀을 하나 꽂는다고 해도 아직 배 앞에 있는 부분은 마치 고양이 꼬리처럼 유유히 움직인다. 그래서 고안한 것이 바로 '히든 넥타이 핀' !!! 바로 보이지 않는 넥타이 핀을 한 두어개 정도 더 설치하는 것이다. 그럼 눈에 보이는 예쁜 넥타이 핀은 한개이지만 속으로도 잡아주고 있으니, 밥을 먹을때나 세수를 할 때나 넥타이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또 한가지, 어릴 때는 2단 접이 많이 없었기에 기다란 우산을 들고 다녔다. 땅에서 팔까지 길이보다 훨씬 길었기에 늘상 바닥에 질질 끌고 다녔는데, 끝부분이 닳는다며 혼이 많이 났다. 그래서 고안한 초특급 '바퀴달린 우산' !!! 하하. 둥그런 바퀴를 달아 놓으면 세상 어딜 가든, 질질 끌고 다녀도 닳을 걱정이 없었다.

 

나는 이렇게, 어릴 때 에디슨의 발명 얘기를 듣고 나서 모든 삶이 발명의 연속이 되었다. 지금 돌아보면 참 어리기도 하고 우습기도 한 아이디어이지만, 그 당시에는 분명 아주 기발했고, 그를 위해 몇날 몇일을 고심했던 기억이 난다.

 

'아이디어'

 

흔히 아이템이라고 부르는 이 아이디어 하나로 순식간에 돈방석에 앉은 사람들이 무수히 많다. 열심히 노력해서 돈버는 봉급쟁이보다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로 창업을 해서 행복한 삶을 사는 이들도 적지 않다. 아 물론 그 반대도 있긴 하지만 말이다.

 

흔한 예가 3M 사의 포스트잇. 달라붙는 종이를 만드려다가 도저히 잘 붙지 않자, 포기하려던 마당에 누가 외친다. 왜 굳이 붙어야 하는가? 이참에 붙었다 떨어지는 종이를 이용하자! 그래서 전 세계에는 수많은 포스트잇이 돌아다니고, 나 또한 유용하게 쓰고 있다. 똑같은 제품을 누구는 포기하려 했지만 누구는 다른 생각으로 그 제품을 살렸다. 아이디어란 이토록 무서운 것이다.

 

[빅 아이디어]

 

좋은 기회로 책을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게 쏙쏙히 와 닿았던 것은 바로 '그들은 절대 내가 할 수 없다고 말한다' 부분!! 이 부분을 몇 번이나 읽었는지 모른다. 그렇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친구들에게 혹은 아는 지인들에게 말을 하면, 도대체 그걸 어떻게 이루냐고 핀잔을 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시간이 지나서 돌아봤을때는 그들의 말이 옳게 들리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그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것, 아니, 생각을 했더라도 제대로 이용하려 하지 못했던 것을 내 머릿속은 많이 기억하고, 지금도 만들어내고 있다. 굳이 세상에 없는 것을 처음부터 만들다기보다는, 이미 어느 정도 갖추어져 있는 틀에 아주 조금만 더해도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가 만들어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책을 통해서 많이 얻게 되었다.

 

네비게이션의 출몰이 얼마 되지 않아 전 세계로 퍼지고, 거기에다 엄청난 기능이 더해져서 자동차에서 보내는 시간이 지루해지지 않은 것. 불과 몇년 사이의 일이다. 지도가 불편해서 만든 네비게이션인데, 그 아이디어 하나로 지금은 운전자 대부분의 삶들을 윤택하게 해주고 있다.

 

하하! 기다려라. 나도 곧 나만의 아이디어로 온 세상을 비출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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