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금니 아빠의 이야기를 들은 건 어느 티비프로에서였다. 안타까운 그들의 사연에 눈물을 흘렸지만 나는 곧 잊어버렸다. 다시금 그들의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고, 안타까움이 새롭게 기억되고 책을 읽고서는 또한번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세계 15억명중의 단 3명이 걸려있다던 그병이 아연이네 가족에게 찾아온 것이다.
어린시절 큰바위얼굴이라 놀리는 아이들을 피해 자주 개울가를 찾았다는 영학씨. 싸움으로 인해 자신의 병이 거대백악종이라는 것을 알게되고, 부유했던 부모님의 사업 실패로 형과 누나를 의지한 체 살아와야 만 했던 그에게도 처음 직장에서 그의 아내를 만나고 곧 그들의 사랑의 결실인 아연이를 만나게 되었다. 하지만 행복도 잠시 당시 국내병원에서 절대 유전될 수 없다던 자신의 병이 유전된 것이다. 부모들은 아이의 작은 아픔에도 발을 동동하게 되는데, 영학씨와 미선씨의 커다란 행복이었던 아연이의 발병이 가슴찢기는 아픔이자 슬픔이었을 것이다.
자신의 병을 고스란히 물려줬다는 자괴감에 빠졌던 영학씨의 마음은 어땠을까 차라리 자신이 죽을병에 걸렸으면 하는 마음을 품었을 것 같다. 아내에게 미안하고, 아연이에게도 나쁜병을 물려주었기에 미안해서...미선씨의 도움으로 아연이를 꼭 고치겠다는 희망을 품고 국토대장정을 하게 되었으며 아연이에게 도움 주실 분을 만나서 수술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가난했지만 아내가 있고 아연이가 있기에 행복했다. 아연이의 병으로 절망했지만 나을수 있고 반드시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에 그들은 행복하다. 어린 시절 깨끗한 개울물에 씻으면 자신의 병이 낫지 않을까 하여 개울가를 찾았다는 영학씨. 붕어빵 하나, 통닭 한조각보다는 함께 있어 행복하다고 말하는 아내와 그들의 행복인 아연이를 위해 노력을 아끼지 않는 모습에 박수를 쳐주고 싶다.
그동안 나는 너무 큰 행복만을 바라지 않았나 하는 부끄러움이 밀려온다. 희귀병에 걸린 그들의 이야기를 잠시의 기사거리로 보고 잊었던 내 자신에게 실망스럽다. 희귀병으로 고생하시는 모든분들, 또한 사회에 외면 당하신 그들에게 우리가 필요한 건 따스한 관심과 그들에 대한 배려를 아끼지 않는 것이라 생각이 든다.
책을 읽고서 아연이 홈페이지를 찾아갔더니 최근에 아연이가 수술을 또 했다고 한다.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하니 정말 다행이다. 하지만 앞으로 얼마나 많은 수술이 아연이를 기다리고 있을지. 너무도 안타깝다. 자신의 남은 골반뼈를 아연이에게 주어 꼭 앞니로 밥을 먹게 하겠다는 영학씨. 절망속에서 희망이라는 불씨를 되살리고 가족을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 많은 감동을 받았다. 꼬마천사 아연이가 꼭 완쾌되길..어금니아빠 화이팅. 힘내세요...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건희채빈(kangmi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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