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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이태원에서 세계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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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에서 세계를 만나다
문광립 지음
중앙book

그들이 기다린다. 영어를 못한다고? 아는 외국인이 없다고? 담배, 술을 못한다고? 춤을 못춘다고? 모두 'OK'이다.
그들과 하나가 될 수 있는 열린 마음, 그것 하나면 당신은 이미 세계인이다.

 

비록 좁디 좁은 동선을 오고가며 우물 안 개구리같이 살고 있지만, 늘 마음 속에선 여행을 동경하고 있고, 새로운 세계를 갈망하는 갈증이 공존하고 있다. 이 마음은 짐도 싸지 않고 이사도 가지 않는 완전한 내 것이어서 무엇으로든지 해소되지 않으면 언젠간 터질 것 같은 폭발물이다. 작은 눈이지만 조금만 크게 뜨면 이렇게 넓은  세상이 있다. 눈을 꼭 크게 뜨지 않더라도 풍성하고 다양한 세계를 알려주고픈 사람이 만든 책을 보는 것도 세상을 만나는 방법이다. 열린 마음으로 조금은 내 마음이, 생각의  평수가 넓어지길 바라며...이태원에서 세계를 만났다. ^^

 

어릴 때 몇 번 친구들과 놀러가본 것이 전부이지만 내 기억속에 이태원이란 곳은 굉장히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 있었다. 푸른 눈, 다양한 인종, 보지못한 신기한 물건들...(당시엔 미제가 최고였지만 지금은 그렇지도 않은 듯...) 어린 내 눈에는 모든 것이 신비롭고 새로웠다. 대한민국이라는 곳에서 조금은 별개의 공간으로 취급되지만 이 책에서 만난  이태원은 정말 말 그대로 자유와 열정이 꿈틀거리는 '쿨'한 곳이다. 많은이들이 영어강사나 군인 등 잘못된 외국인들이 저지른 범죄들로 그들에 대해 경계를 드러내지만 한국을 자신의 나라보다 더 사랑하고 아끼며,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수용하고 초월해 나가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

 

거기에 자국의 것들과 적절하게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며 활동하는 사람들을 만나자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언젠간 그 모임들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정말 다양한 나라의 사람들이 만든 사회적활동들을 하는 모임과 취미와 특기 등을 마음껏 드러내는 모임, 그리고 같은 생각들을 공유하고 나누는 모임 등 상상하지 못했던 것들로 하나가 된 사람들이 있다. 피부색과 국가의 경계선이 무엇이었는지도 잊게 되고 오히려 지루한 삶을 즐기고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나가는 그 용기있는 사람들을 응원하게 된다. 개인적으로 공연문화를 함께 즐겨보고 싶고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모임과 2분 소개팅은 죽기전에 꼭 참석하겠다는 욕망이 치솟는다!ㅋ

 

이주노동자들을 돕는 자원봉사활동과 KMPL(한국산을 지키는 사람들의 모임)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해야할 일을 눈 파랗고, 노란 머리카락을 가진 사람들이 대신하고 있다는 생각에 괜히 마음이 찡해지고 부끄러워졌다.

 

중반 이후부터는 명소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이태원 가이드로 아주아주 훌륭하다. 맛집, 멋집 뿐 아니라 중고영어서점, 곳곳에서 열리는 세계인들의 작고도 큰 축제, 스포츠 소모임 등 이태원 뒷골목에 숨어있는 근사한 장소들과 커뮤니티활동의 정보를 제공한다. 책 내용도 재미있지만 이태원초보자들에겐 무척 도움이 될 듯. 해가 갈수록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고, 이제 더 많은 사람들이 오고갈 수 있도록 정비가 필요한  그 곳, 독특하고 매혹적인 그 곳...

 

바람부는 날엔 이제 이태원에 가야겠다. ^^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삐리리(tazzo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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