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혜진 썸네일형 리스트형 검은 표범 여인 표범 약국 청담동 표범약국에는 표범약사가 있지 멸종된 줄로만 알았던 표범약사가 하얀 가운을 입고 인터넷을 하다가 귀찮은 듯 안약을 카운터에 슬쩍 밀어주지 호랑이 연고도 팔고 무당거미의 독이 든 마취제도 팔지만 새끼 표범 침으로 만든 구강 청결제라든가 호피로 만든 무좀 양말 따위는 팔지 않아 인간의 욱체를 포장해 온 무수한 환상을 제거하고 오로지 생물학적으로만 본다면 인간은 맹수의 공격 본능으로 학살을 일삼고 모피를 찬양하며 발정제를 사러 약국에 가지 이 겨울 다국적 패션 거리에는 베링해 섬 출신의 부극여우 털로 만든 재킷이 있고 덫에 걸리면 다리를 자르고 도망간다는 밍크쥐의 가죽을 수백 개 이어 만든 코트가 있지 내가 만약 난파선의 선원으로 북극여우의 섬에서 겨울을 보내게 된다면 내 격랑을 팽팽하게 껴안..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