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 - 김행숙 발 김행숙 발이 미운 남자들이 있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아름다운 나의 무용수들, 나의 자랑,발끝에 에너지를 모으고 있었다. 나는 기도할 때 그들의 힘줄을 떠올린다. 그들은 길다. 쓰러질 때 손은 발에서 가장 멀리 있다. 세상에서 가장 못 생기고도 아름다운 발은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일 것입니다. 저 발을 보면서 그녀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떤 험난한 길을 걸어왔는지 분명히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루 열아홉 시간씩, 1년에 천여 켤레의 토슈즈가 닳아 없어지도록 피와 땀과 눈물과 고통의 시간들을 이기고 얻어낸 승리의 면류관... 그녀의 발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보면서 제 자신의 모습도 함께 들여다 봅니다. 부끄럽습니다. 게으름으로 변명과 핑계로 교만과 위선으로 얼룩진 어긋난 삶이었습니.. 더보기 이전 1 ··· 684 685 686 687 688 689 690 ··· 7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