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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꽃들에게 희망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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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시절에 읽었던 많은 책들 가운데 아직도  몇몇 책들이 가슴 속에 감동으로 명료하게 남아 있다. 대표적인 책들을 몇 권 꼽으라면  "전쟁과 평화' '부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으로 널리 알려진 톨스토이의 작품들이었고, 헤밍웨이나 헤르만 헤세, 토마스 만, 이광수 등의 소설을 탐독하며 작가의 꿈을 키우기도 하였다. 시인 중에는 윤동주나 이육사, 박목월, 고은, 김수영 , 릴케의 시를 광적으로 좋아했다.

오늘 '장자강해'라는 책 안에 들어있는 '나비와 꿈'편을 읽으면서 문득 '트리나 포올러'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이 생각났다. 마침 그 칼라풀한 그림동화책은 먼지를 뒤집어 쓴 채 남루한 내 서재의 한 구석에 얌전하게 꽃혀있는 게 아닌가?

너무나 반가운 나머지 훌훌 먼지를 털어내고 단숨에 읽고보니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새로운 감동과 재미가 마음 속 깊이 새록새록 솟아 나왔다. 그저 재미있는 동화같은 이야기로만 느껴졌던 줄무늬 애벌레와 노랑나비 이야기가 지금은 왜 이처럼 애절한 러브스토리로 다가오는지...?

이제 나도 어느덧 많이 늙어버려 사물을 보는 관점이 지나치게 감성적으로 치우쳐 가는 것은 아닌지 반성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깨달음은 '사랑만큼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생명력을 가지는 진리는 없다.'라는 것이었다. 새삼 새로울 것도 없는 얘기 같지만 이 얇은 동화책 한 권이 지금 나의 정신세계를 참으로 부요로 충만케 해주고 있으며, 마음을 행복과 기쁨으로 가득 채워 주고 있다.

고정관념에 사로 잡혀 참된 우주의 본질을 보지 못하는 인간들은 얼마나 불행한 존재인가?

인간은 위대한 존재이고, 나비는 보잘 것 없는 미물에 불과하다는 편견이야말로 얼마나 어리석고 이기적인 생각인가?

인간이 맹목적으로 쫓고 있는 탐욕들이 얼마나 헛된 꿈인가를 이 책이 잘 밝혀 주고 있다. 합리적이고 철학적인 사유를 통하여, 더 나아가 종교적인 영성을 통해 참된 삶의 목적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될 때 인간은 비로소 나비처럼 광활한 우주를 훨훨 날아다닐 수 있는 참자유의 가능성을 찾게 될 것이다.

진지한 자기성찰과 오래참음을 통해 한 마리 나비로 다시 태어날 것인가, 열등감과 패배의식에 젖어 거듭남과 나아감을 두려워하며 영원히 맹목적인 아집과 무명의 삶 속에 갇혀 애벌레처럼 무의미한 삶을 살 것인가?

참으로 소중한 시간들이 무심히 흘러가고 있다. 두 번 다시 되돌아 오지 못할 우리들의 목숨이 사라져 가고 있다.
속도가 아니라 올바른 방향이야말로 인생의 성패를 좌우하는 열쇠가 된다는 것을 이 얇은 그림책 한 권을 통해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니 한 권의 책이 주는 위대함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다.

지금 이 시간에도 머나먼 아프가니스탄에서 고통당하고 있을 우리 형제, 자매들의 조속한 생환을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합니다. 부디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 있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