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

사용자 삽입 이미지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
미라 커센바움 | 김양미 옮김
글담

   책 제목이 참 꼬름하다(얄궂다). 내가 남자기 때문에 제목을 보고 먼저 읽어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왜냐?  걷어차인 뒤의 고통은 남자든 여자든 견디기 만만찮기 때문이다. 아니, 내게 그 '버림'는 너무 힘들다.  나는 종종 강박 경향을 보일 때가 있다.  내가 피해?자가 아니면서도, 버림당한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나는 지나치게 화를 낸다.  겉으로 표현하는 경우야 드물지만, 속으로 터지는 화의 파괴력은 엄청나다.  동일선상인지, 나는 물건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물건에 내가 투사되고, 동일시되는 현상을 어쩌면 좋을까 고심도 많이 했고, 원망도 자책도 많이 했다. 물건을 버리는 것, 그것은 곧 나를 버리는 것과 같다는 생각인 것이다.  아무래도 '버린다'는 행동은 여전히 내게는 '비관적 운명론'으로 취급받는가 보다.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는 매혹적인 제목이다.  하지만 책은 그다지 새로울 것 없다는 쪽으로 읽힌다.  신선함은 덜하지만, 실용적?인 면을 다분히 있다.  남자에 대해서, 때로는 남자들이 느끼는 여자에 대해서 진술을 하고 있다.  글쓴이는 30년 이상을 심리치료를 주관하고 있다.  책날개에 소개된 글쓴이 약력을 훑어보면서 책을 읽는 동안 '심리학'에 근접한 내용이다.  책을 짬짬이 읽으면서 어디선가 보았음직한 내용이로군,했던 혼잣말에 힘을 얹게 되었다.   

    이 책은 남녀 심리를 다루고 있고, 성별차가 곧 심리의 차이를 발현케 하는 이유라는 측면에서 서술되고 있다. 남자와 여자는 분명 다르다.  그 다름의 발원지가 어디였는지에 대해서는 분분하다.  성별차에 국한되는 경우 다름의 이유야 분명할 것이다.  하지만 인간의 심리와 행동양상은 성별뿐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접근이 가능하다.  단순히 남녀 심리를 다룬 책, 단순히 혈액형 심리를 다루는 책으로 안다니, 어떻다니 해서는 안될 일이다.  선무당이 사람 잡는 일이야 수없이 많다.  내로라하는 전문 상담사가 얼토당토않은 진단(진단은 임상심리사 자격이 있어야 한다)을 내려 내담자를 괴롭히는 일도 애석하게 많다.   

     책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달리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는 처음 만남에서 신중을 기하라는 따끔한 충고이다.  서로 맞지 않는 사람이 만나 자신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상대에게 끊임없이 요구하는 경우, 지옥이다.  상대방이, 연인이 해줄 수 있는 것이 있고, 할 수 없는 일이 분명 있다.  애초에 나에게 적합한 상품?을 얻지 못한다면, 교정을 통해서 내게 맞게 하리라는 욕심, 그것은 욕심이다.  사람 관계에서 부딪게 되는 고통, 갈등이 스트레스의 대부분이다.  상품으로서의 사람을 머리통에 담고 산다면, 과연 스트레스 이완은 언제 얻을 수 있을 것인가. 휴식은 없다. 위안도 없다.  늘 긴장상태일 것이다.  

     <당신의 남자를 걷어찰 준비를 하라>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하는지, 자가진단용으로 쓰일 수 있다.  이 책은 남자를 걷어차는 것에 무게중심을 두지 않는다.  심층으로 들어갈수록, 책을 읽어나갈수록 글쓴이는 참자아를 찾는 데 노력하기를 당부하고 있다.   "내가 진정 원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하나씩 그 이유를 적어보자.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환(key18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