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다 재테크에 빠져라
공도윤
아라크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중반의 여성들이 모임을 갖고 이야기를 나누면 미혼이냐 기혼이냐에 따라서 대화주제가 좀 달라진다. 기혼녀들끼리 이야기를 나눌 땐 모두 아이가 있을 경우 아이교육이야기로 이야기가 흘러가서 끝날 줄을 모르는 것 같지만, 미혼 때는 달랐다. 사귀는 남자친구 이야기, 결혼에 대한 환상 및 주변인들 이야기 등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들을 하다 결국에는 돈 이야기로 흘러가곤 했다. 나이가 점점 들수록 여자들은 돈에 대한 집착이 강해진다. 혼자 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만은 아닌 것 같고, 너도나도 재테크에 매달려 자산을 불려가는 데 상대적으로 나는 잘 몰라서 저축만 하는 데 대해 위기의식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다. 누군 주식으로 얼마를 벌었다더라, 펀드에 넣어서 얼마를 벌었다더라고 말하면서 정작 자신은 그렇게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는 것이다. 왜? 잘 모르기 때문에.
이 책은 현명하고 똑똑하게 재테크를 해서 1억을 모은 나현명 씨가 친구들과의 모임자리에서 재테크에 대해 이야기 하다 나중에 아예 친구 설퍼에게 투자방법을 조언해 주는 방식으로 재테크의 가장 기본적인 내용들을 쉽게 설명해주는 책이다. 재테크나 보험, 펀드, 주식투자, 부동산 등에 대해 정말 무지한 여성에게는 이 책을 추천하고 싶지만, 좀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은 너무 쉬운 편이라 그다지 큰 도움이 되진 못할 것 같다. 제목이 ‘미수다 재테크에 빠져라.’아닌가. 재테크를 해보고 싶은 마음은 있으되 전혀 모르는 여성들을 타겟으로 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저자는 대한민국 2030세대가 쉽게 손 내밀고 편하게 대화하며 재테크와 친해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이 책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사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에 덜컥 첫발을 내딛고 나면 한달 후 월급이란 걸 받게 된다. 하지만 그 월급을 갖고 투자포트폴리오를 짜서 얼마를 어디에 어떻게 투자해서 몇 년 후 어떤 용도의 자금을 얼마나 모을 것인지 계획을 짜고 실행할 수 있는 젊은이들이 얼마나 있을까. 대학에선 재테크를 가르쳐주지 않으니 알 리 만무하다. 통장하나를 가입할라손 치더라도 종류는 또 얼마나 많은가. 청약통장만 해도 청약저축, 청약예금, 청약부금이 있고 종류에 따라 금액에 따라 신청할 수 있는 아파트도 달라진다. 하긴 나도 그 당시엔 아무리 설명을 들어도 들여다봐도 도통 알아먹기가 힘들어 제일 만만한 걸 들었던 것 같다.
그리고 비과세저축이니 세금우대상품이니, 소득공제상품이니, 보험이니, 보험은 또 얼마나 종류가 많은가, 변액보험, 유니버셜보험, 종신보험 등등 일해서 열심히 번 돈을 마냥 묵혀두지 않고 경제성장율을 웃도는 이익을 내기 위해선 단순히 예적금만으로는 벌 수가 없는 시대가 아니던가. 비록 지금은 국제유가고공행진과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 부실대출로 세계경제위기라는 말도 나오는 만큼 주식장이 널뛰기를 하고 있지만 바로 직전만 해도 마구마구 올라가는 코스피지수와 중국펀드의 수익률 때문에 뒤따라서 주식투자, 펀드투자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분위기가 아니었던가.
여자라고 해서 그저 저축만 하면서 시집갈 자금을 모으던 시대는 지났다. 그런 소극적인 여자가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여성들이 경제에 대해 더 공부하고 대처해서 능동적으로 투자할 곳을 찾을 수 있는 현명한 경제주체(비단 소비뿐이 아닌)로 거듭나라는 의미에서라도 여자들이 재테크에 많이 밝아져야 한다. 그 입문서 성격의 책, 여성용 재테크 입문서이다. 재테크에 입문하게 되면 아마 몇권의 책을 더 부수적으로 읽어 공부를 해야 할 것이다. 열심히 모은 내 돈을 투자하는 것인데, 어떻게 번 내 돈인데 뭔지도 모르고 아무 곳에나 투자할 순 없지 않은가.
참고로 나란 사람은 보험가입을 생각한 후 보험관련 책을 사다 읽었다. 보험용어들을 먼저 공부했다. 그리고 보험사를 몇 군데 고르고 보험사직원을 몇몇 만났다. 내가 보험에 대해 많이 공부했음에 놀라는 눈치였다. 그 당시 나는 20대 후반의 여성, 보험에 대해 잘 알 리가 없는 여성고객이었는데 난 그렇지 않고 하나하나 되짚어 물으니 놀랄 수 밖에. 당시 내 마인드는 이러했다. 생명보험을 들게되면 순간의 결정으로 가입한 보험하나로 평생을 가져가는 건데 아무렇게나 소개하는대로 대충 들 수 없다는 생각에 공부했는데 참 잘한 것 같다. 한번 공부해두니 나중에 아이의 보험을 들 때도 유용했다.
저축도, 펀드도, 주식도 마찬가지이다. 모르고 ‘모 아니면 도다’는 식으로 덤벼들면 소중한 내 자산을 휴지조각으로 만들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 책에서 다시금 가슴에 새긴 문장하나, “빚 내서 주식투자하지마라.” 주식투자만큼은 무엇보다 더 신중하게 하길 바란다. 학습비용이 상당히 많이 드는 투자방법임을 명심 또 명심할 것~!.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봄이엄마(ojti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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