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것과의 결별

익숙한 것과의 결별
구본형
을유문화사

내가 가장 즐겨읽는 책들은 바로 자기계발서다. 아직 사회초년생인 나는 자기계발서를 통해 선배들의 가르침을 들으며, 이 세상을 살아나가는 방법과 마음가짐을 배우곤 한다. 하지만 언제부턴가 자기계발서들이 홍수처럼 밀려오면서 점차 옥석을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던 중 참 고마운 책을 만났으니, 바로 '자기계발서의 고전'이라 불리우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이었다.

저자는 초반부에서 급격히 변해가는 사회를 바라보며, 끊임없는 자기개혁이 필요함을 역설한다. 그가 이 책을 쓴 것은 10년전이지만, 그동안의 흐름을 되돌아보았을 때 그의 예상은 적중했다. 공무원도, 공기업도 더는 철밥통이 아니다. 솔직히 나도 현재 머물고 있는 직장이 정년을 보장하는 꽤 안정적인 곳인지라(공무원, 공기업은 아니지만), 저자의 경고를 온전히 내것으로 받아들이는 데는 시간이 걸렸음을 인정한다. '평생 직장은 이젠 그저 꿈일 뿐이라면,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살아야할까?' 고민도 잠시, 저자는 즉각 유효한 처방을 내렸다.

바로 "1인 기업가가 되라"는 것이다. 어디선가 종종 들었던 이야기다. 'Sell myself!'란 얘기도 들었고, 자기 자신을 멋지게 PR하라는 둥 비슷한 얘기를 많이 들어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의 처방은 조금 달랐다. 단순히 높은 성과와 뛰어난 재능 뿐 아니라, 1인 기업가로서 가져야 할 마인드를 짚어주었던 것이다. 내가 맡은 업무는 마치 협력업체에서 아웃소싱된 것으로 여기고, 회사가 나의 '고객'이란 생각을 갖고 회사가 원하는 가치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상사뿐 아니라 함께 일하는 동료와 타 부서의 사람들을 대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들이 내게 원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시각에서 내 직무와 연관된 일을 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커뮤니케이션을 나누는 것도 필수다.
'1년동안 계약을 맺은 협력업체처럼 행동하라'는 이 짧은 지침이 내겐 얼마나 큰 충격이었는지, 마치 패러다임이 뒤집힌 듯했다. 그리고 회사생활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주었다. 순간순간 '나는 1인기업이다. 나는 최선을 다해 이들이 원하는 가치를 제공해야한다.'라는 생각을 하다보니, 더욱 긴장감을 갖고 제2, 제3의 노력을 더하게 되었다. 나의 정체성에 대한 생각, 그리고 내 업무를 대하는 마음가짐만 조금 바꾸었을 뿐인데, 이렇게까지나 빨리 달라지다니...스스로도 놀랐다. 1인 기업가의 마인드, 내가 언제 어느 위치에 서게 되건 항상 지켜야 할 삶의 태도를 비교적 사회초년생일 때 배우게 되어 참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책의 마지막 단원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위해 지금 바로 시작해야 할 다섯 가지를 일러준다. 그 과정을 통해 내가 '하고 싶고', '잘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해가는 것이다. 또한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매일 하루 2시간을 자신의 욕망과 재능에 투자하라는 충고도 잊지않았다. '과연 그 꿈을 이룰 수 있을까?'라고 지레 겁먹어버린 내 속마음을 들킨 듯,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를 이어갔다.

"어떻게 하고 싶은 일만 하고 살 수 있겠느냐고 묻지 마라. 그 대신, 하고 싶은 일도 하며 사는 것이 인생이라는 것을 믿어라. 그리고 하고 싶은 일은 어느 날 갑자기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매일 조금씩 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것이며, 그렇게 평생을 하다보면 그 일을 아주 잘하게 된다(349p)."

책 속에 담긴 그의 이야기는 난해하지 않아서 좋았다. 쉽고 간단한 단어로도 깊은 깨달음과 실제적 도움을 얻을 수 있었으니까. 뜬구름 잡는 이야기가 아니라 구체적인 길안내를 해주는 책이라 더 고마웠다.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배고프다.'라거나 '재미없지만 잘하는 일을 하는 수밖에.', 또는 '돈도 받는데 재밌기까지 하면 그게 일이냐? 그런 일이 어딨어?'라는 편견에 이미 찌들어버린 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노란지붕(realj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