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별 아래 집
다이앤 애커먼 지음 | 강혜정 옮김
미래인
미친 별 아래 집. 제목을 보고서는 도대체 무슨 의미일까 궁금해했다. 탁 트인 하늘 아래 반짝이는 별빛을 받으면서 덩그러니 놓여있는 집 한채가 연상되었다. 이렇게 낭만적인 그 집에 누가 살고 있길래 미친 집이라고 했을까. 그 집은 얀과 안토니아 자빈스키라는 바르샤바 동물원 원장 부부가 살던 집을 말하는 것이었다. 특히 얀의 부인인 안토니아는 동물을 다루는 예술가로 불리울 정도로 동물을 사랑하고 그들과 공감하며 살았던 사람이다. 얀이 지적한 것처럼 그녀는 아무리 사나운 동물이라 하더라도 경계심을 풀게 만들어 동물들에게 믿음을 심어주는 탁월한 능력을 지녔다. 그렇다면 이렇게 동물들을 사랑한 그들이 왜 미쳤을까?
시대적 배경은 제2차 세계대전이다. 당시 폴란드 특히 수도인 바르샤바는 나치의 주 공격 대상이었으며 폴란드에 거주하던 유대인들은 끔찍한 인종차별정책의 희생양이 되었다. 그렇다, 바로 얀과 안토니아는 그렇게 위험한 상황에서 자신들이 살고 있던 집과 동물원에 '손님'들 즉 유대인 도망자와 비밀리에 활동하는 지하조직원들을 숨겨주는 역할을 하였다. 얀은 자신이 지하조직원이기도 했다. 바로 이러한 손님들이 어느 우리에 숨어있느냐에 따라 그들에게 동물 암호명이 붙게 되었는데, 이렇게 사람들은 동물 이름으로 불리는 상황 때문에 동물원 역시 "미친 별 아래 집"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렇다면 그들은 극도로 잔인무도했던 나치 점령 기간동안 동물원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이유는 나치의 순수혈통복원이라는 그들의 이념에서 찾아볼 수 있다. 즉 나치는 아리안 족만이 순수혈통이며 이 세상에서 살아남아야 할 종족이라고 믿었다. 마찬가지로 동물 역시 고대 순수 혈통을 지닌 동물들만 살아남아야 하며 멸종된 종족의 혈통을 복원하는 일에 혈안이 되어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동물원을 운영하는 이들 부부는 유리한 위치에 있게 되었으며 나치의 순수에 대한 비정상적인 열망을 이용하여 유대인들과 지하조직원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그들이 결코 평탄하게 그들을 도울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숨쉬는것조차 힘겨울 정도로 극도로 긴장된 상황에서 언제 발각될지 모른다는 초조함과 죽음에 대한 압박을 견뎌내는 것이 어디 쉬웠을까. 보통 사람이라면 도저히 해낼 수 없는 영웅적인 일을 그들은 해낸 것이다.
작가는 이들의 용감하고 위험천만했던 이야기를 여러 참고문헌과 안토니나가 그 당시에 기록한 일기 및 메모에 기초해서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특히 중간에 그들의 사진과 동물원의 사진도 삽입되어있어 이야기의 진실성과 현장감을 더해준다. 작가의 능력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책을 읽는 내내 생생하게 느낄 수 있는 동물들에 대한 세부 묘사와 자연과 동물에 대한 얀과 안토니아 그리고 리시의 사랑을 그대로 전달해주는 역할 역시 작가의 능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얀과 안토니아 그리고 그 외 여러 사람들의 용감한 행동에 뒤늦게나마 박수를 보내고 싶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오즈(flyo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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