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뇌부터 이야기하자.
이 책의 제목은 “비열한 시장과 도마뱀의 뇌”이다.
그러면 도마뱀의 뇌의 무엇일까? 이 책에서는 친절하게 상세히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그래서 돈 노먼의 설명에 따르면 목뼈의 뒤쪽 가장 윗부분이자 머리의 가장 아래쪽에 있는 뇌로 진화단계상 인간 뇌의 가장 오래된 부분이며 그만큼 가장 우둔한 행동을 불러오는 부분이라 한다. 그 부분을 도마뱀의 뇌라고 애칭으로 부르는 것이다. 책에 없는 내용을 설명하니 뭔가 가치 있는 서평이 된 듯한 기분이다. 하지만 이 책은 분명 나에게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책이었다. 왜냐하면 근래 내가 접하는 재테크의 지식과 정반대인 부분이 무척 많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내게 오는 정보는 비열한 시장이 아닌 합리적 시장에서 도마뱀의 뇌를 가지지 않는 내가 들었을 때나 유용한 정보들이었다.
그렇게 이 책의 시작은 철저히 뇌를 불신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오랜 진화를 거쳤어도 우리의 전두엽은 너무 작고, 부신은 너무 크고, 번식기관은 무슨 위원회 같은 것이 설계한 듯 하다는 크리스토퍼 히친스의 한탄도 절로 떠오르는 부분이었다. 재미있는 맥거크실험도 해보았는데 전두엽의 부실한 기능을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유튜브에서 맥거크를 검색하면 금방 실험을 해볼 수 있다.)
이렇게 도마뱀의 뇌를 존재감을 확실히 느끼게 한 그는 비열한 시장, 즉 합리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시장을 이야기한다. 한마디로 시장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움직여지는 것이 아니라 도마뱀의 뇌를 가진 사람들이 뒤엉켜 있는 것이다.
특히 저자는 “주식시장은 비합리적인 것 이상이라고 이야기한다. 다시 말해 비열하다는 것이다. 그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거품이 붕괴되기 전에는 가격이 비합리적으로 높고, 거품이 붕괴된 후에는 비합리적으로 가격이 낮은 것이다. 저자는 그래프와 자신의 사례를 통해서 이를 증명하고 있는데, 나의 주위를 둘러보아서 주식을 뛰어들었던 이들 특히 처음 큰 성공을 맛보았던 사람들이 그다지 합리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기회는 이렇게 비합리적인 시장에 있다.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큰 실패도 없지만 역시 큰 성공도 없고 기회도 없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비열한 시장을 미국시장분석을 통해서 보여주는데 미국의 적자와 인플레이션의 대한 설명은 인상 깊었다. 특히 부도날 확률이 없는 미국의 제정시스템은 약소국인 우리의 입장으로는 부러웠고(돈을 찍어내서 빚을 갚을 수 있는 능력이 부러웠다. 그렇게 찍어내서 낮아지는 실제 가치는 제외하면.) 내일, 아니 내일 모래가 되지는 않겠지만 앞으로 미국의 적자가 계속되지는 않을 거라는 저자의 확신은 수출로 먹고 살아가는 우리나라 국민으로써는 섬뜩하기도 했다.
이어 저자는 친절하게 아주 실용적인 조언을 해주는데 그것은 채권과 주식 그리고 부동산에 관한 조언이다. 이 조언 중에 도마뱀의 뇌를 가진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할 것은 앞으로 시장은 과거의 패턴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은 자극을 오면 반응하고 또 어떤 상황을 돌이켜 패턴을 찾는 것이다. 이러한 단점은 본래 축복이었다. 과거 수렵시절 사냥을 위해 발달된 우리의 본능인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현대 아주 부자연적인 현실에 살고 있다. 우리에 갇힌 원숭이의 본능이 동물원 생활에 방해가 되듯이 스스로를 우리에 가둔 우리는 그 본능으로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공을 하기위해서 적어도 비열한 시장에서 실패하지 않기 위해서는 도마뱀의 뇌를 봉인해야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시장은 절대 같은 패턴으로 움직이지 않고, 지금의 상황은 과거의 상황과 너무나 틀려서 저자는 패턴이나 과거의 경험의 의해 결정하는 것을 백미러를 보고 운전하는 것과 같다고 한다. 아주 따끔한 한마디인 것 같다.
자 그러면 이 비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살아남을까? 저자는 한마디로 위험요소를 줄이라고 조언하는 것 같다. 가장 위급한 순간에 정면에 나서서 “올인”을 외치는 도마뱀의 뇌를 봉인하고 곧 다가오리라 예측되는 위험요소를 제거하고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모험을 하는 것이다.
저자가 제시한 부자가 되는 전략 중 단기 채권을 사라, 규모가 더 작은 집에서 살아라, 고정 금리 단보대출을 가져라, 월급을 주는 안전한 직장을 구하라는 조언은 가슴에 와 닺았다.
특히 주택에 관해서 당신이 생활하기 위한 집을 사라. 그리고 당신의 전문 분야에서 돈을 벌어라 는 조언은 곧 우리나라에서도 현실이 될 것 같기도 하다. 금융변동모기지로 부동산에 투자한 사람들은 코끼리 때의 비극을 만날 것 같기 때문이다. 어쩌면 그랬으면 좋겠다.
목뒤를 쓰다듬으며 도마뱀의 뇌 부분을 상상하며 어루만져 본다.
어쨌든 단순히 살기는 힘든 세상인 것 같다. 저자의 충고는 퍽 합리적이면서 자신에게 엄격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 말대로 이겨서 번 돈은 그냥 번 돈보다 달콤하지 않겠는가?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항해자(grayr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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