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의 안개 나라
윤재은
멘토프레스
비트와 함께한 여행~!
'안개'는 뭔가 베일에 쌓여 있고, 비밀에 쌓여 있는 느낌을 준다. 안개나라는 과연 어떤 나라일까? 제목을 보며, 뿌연 안개속 나라를 상상해본다. 처음 책을 접해보기전 제목으로 판타지소설이라는 큰 착각을 하고 말았더랬다. 그러나, 이 책이 청소년 성장소설이며, 헤르만 헤세의 <싯다르타>, 미하엘 엔더의 <모모>,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으로 견주어 설명된 문구를 읽으며, '오호라' 싶었더랬다. 처음 생각했던 판타지소설에서 한층 더 나아가 그 속에서 어떤 진리를 밝혀주는 책일것 같단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비트'라는 서양인 이름을 가진 주인공 때문이었을까? 저자 역시 다른나라 사람일꺼라 생각했는데 그런 나의 예상은 또 한번 빗나가고 말았다. '윤재은'이라는 저자는 현재 국민대학교 조형대학 교수로 재직중이라 했다. 저자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일단 우리나라 사람이라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웬지 모를 친근함이 느껴졌다. 아니, 그보다는 우리나라 저자가 썼다면, 우리나라의 현 실정을 잘 반영하거나 그 문제를 꿰뚫고 있을지 모른다고 여겼던듯도 하다.
비트를 따라 동방나라, 안개나라, 이상한 나라로의 여행을 따라 나선다. 철학적인 물음을 던지게 만들어 주는 소녀를 만나기도 하고, 할아버지(할아버지는 이 책에서 신으로 묘사되고 있다)도 만난다. 안개나라에 물을 팔아 먹으려는 세명의 사기꾼 이야기와 새장속 새들의 대화는 참 인상적이었다. 이전에 소녀는 장미 한송이는 장미정원의 전부라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비트 역시 그 말을 이해할 수 없었고 나 역시 그랬다. 그러나, 소녀의 말을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더랬다. 사기꾼의 말에 현혹되어 사람들이 한송이씩 장미를 꺽었지만, 사람수마다 꺽여나간 장미정원의 장미는 결국 사라지고 만것이다. 문득 '나하나쯤' 하면서 무심코 행동하는 일들로 변해버린 사회를 떠올려보게 된다.
물의 경우도 그랬다. 물은 항상 넘치고 넘쳐놨으니까 그 소중함을 미처 모른 그들은 사기꾼들이 물한통을 가지고 오면 등지하나를 지을만큼의 돈을 준다는 꾐에 넘어가 좋아라 물을 파는 모습을 보며 한숨이 나왔더랬다. 그러나 비트와 그림자의 도움으로 그들에게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고 그들이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를 스스로 알게 만들어 준다. 비트는 사기꾼도 사기꾼이지만, 돈때문에 물을 판 사람들의 탐욕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 했는데, 나 역시 사람들의 모습속에서 인간의 어리석음과 탐욕을 들여다 보며 많은 생각들을 했던 것 같다. 지금 난 나에게 소중한 것을 마무런 생각없이 미련하게 내주는 그런 행동을 한 적은 없었는지 책을 통해 들여다 보게 된다.
처음 책을 접했을땐, 청소년 성장소설이라는 문구를 보며 비트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겠구나, 그 속에서 나 역시 한뼘 성장하겠구나 싶었는데 조금은 철학적이고 심오한 내용도 다루고 있어 곰곰히 글을 읽으며 사색할 시간이 많아졌던 책이다. 책표지에는 <싯다르타>,<모모>. <동물농장>을 견주어 이야기했는데, 개인적으로 책을 읽으며 <어린왕자>와 <연금술사>가 떠올랐다. 아마도 비트가 모험을 하면서 자아를 찾게 된다는 것. 그리고 진리를 들여다 본다는 설정이 그런 느낌을 가져다 준것 같다. 또한 책을 통해 소중함, 자유, 행복등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사실, 생각보다 술술 읽혔던 책은 아니었지만 읽고나서 여운은 찐하게 남는 책인것 같다. 철학적인 느낌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소녀의 말, 할아버지의 말, 가게 아저씨의 편지글, 바위의 말등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보게 된다.
어릴적 내가 바라본 세상은 이해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했다. 그러면서 세상을 지금과는 다른 눈으로 바라봤던 것 같다. 지금은 무덤덤하게 사물을 바라보고 사람들을 바라보는데 어릴때엔 그 모든것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던것 같다. 그래서일까? 작은 일 하나하나에도 너무나 행복해하고 즐거워하고 신나했던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나 역시 어쩔 수 없는 어른이 되어버린것 같아 씁쓸하긴 하지만, 나에게도 그런 때가 있었구나 그때를 회상할 수 있어 좋았더랬다. 어린 비트가 바라본 세상 역시 이해 할 수 없는 것으로 가득할 것이다. 며칠전 <그래도 계속가라>라는 책을 읽으며 삶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보았더랬다. <그래도 계속 가라>가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를 다독여 주는 책이었다면 이 책은 비트를 통해 현실을 들여다보며 좀 더 많은 사색할 꺼리를 던져주었다. 삶이라는게 내 뜻대로 안된다 불평만 했었는데 요근래 읽은 책들을 통해 나의 문제는 아니었나 돌아보게 된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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