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그림처럼
한참 그림에 표현된 의미 읽기, 그림에 나타난 신화 읽기, 그림에 나타난 사랑 읽기..등등을 주제로 한 책들이 많이 보이더니, 이제는 한단계 더 나아가 그림을 주관적으로 읽는 방법을 이야기하는 책들이 많이 보인다. 이주은씨의 <그림에, 마음을 놓다>나 이번에 읽은 이 책 <당신도, 그림처럼>도 같은 맥락에서 씌여진 책이다.
현대 미술로 넘어오면서 점차 그림의 주관적 성격이 강해지고 아무 의미가 없어보이는 추상화 등에 그럴듯한 해석을 붙이게 되면서 "아..그림이란 내 느낌대로 해석해도 되는거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하지만 그 주제나 소재가 명확해 보이는 그림들에 대해서는 여전히 화가가 어떤 의도로 표현했을까, 그 당시 시대상은 어땠을까라는 것을 여전히 생각하게 된다. 이주은씨의 이 책들은 그런 객관적인 의미를 표현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는 그림이라면 분명히 내 마음 속 어딘가에 그 그림을 좋아하게된 계기 혹은 감정의 응어리가 있는 법이니 그것을 찾아서 느끼라는 메세지가 담겨있는 글이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그림 앞에 마냥 앉아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그런 자유를 말한다.
특히 늘 가족에 대한 희생만을 암암리에 강요당하던 우리네 엄마들이 함께 본다면 좋을 책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도 희생,봉사보다 자아를 찾는 것에 대한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어 반갑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소중한 줄 알아야 남도 소중한 줄 안다는 말은 변하지 않는 진리임에도 그걸 깨닫는데 우리는 너무 무심하다. 내가 좋아하는 그림들을 보면서 나만의 의미를 찾고 나의 감정들을 살며시 놓아두고 내가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을 찾아보는 것은 굳이 마음의 상처가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삶에 쉼표 하나를 찍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이런 책들을 꾸준히 읽다보면 언젠가 나만의 그림 에세이 한권을 자신을 위해 만들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출처] [오늘의 책콩] 당신도, 그림처럼 - 이주은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오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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