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부의 탄생
모하메드 엘-에리언 지음
한국경제신문사
경제학을 깨우치고 현 사태를 검토할 수 있는 분석적인 책
엊그제 뉴스에서 드디어 원-달러 환율 1500원선을 넘어버린 현실이 보도되었다. 단 9일 동안 195원이 치솟아버린 한국 경제의 불안은 비단 세계 경제 불황에만 비롯된 것은 아닌 것 같다.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나라의 이번 달 무역 흑자는 25억 정도가 될 것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제 미국의 굵직한 금융 기업들이 제 2 금융 사태를 맞이할 수 있다고도 한다. 도대체 세계 경제는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며, 우리나라는 거기에서 어떻게 휘둘리고 있는 것일까? 참담하고 답답할 노릇이다. 슈퍼마켓에 가서 우유 하나 살 때에도 손을 벌벌 떨어야만 하고 너나 할 것 없이 연봉 삭감과 정리 해고들로 몸서리를 치고 있다. 부실기업들은 빚더미에 눌려 흔들거리며 대기업들마저도 몸을 움츠리고 있는 상황. 과연 우리는 어떻게 인식해야 하고 어떤 대처를 해야 만하는 것일까?
<새로운 부의 탄생>은 핌코라는 세계적인 자산 운용 회사 부회장인 모하메드 엘에리언이 현재 세계 금융 위기의 실태를 파악하고 이해시키고자 지은 책이다. 분석가들이나 경제 전문가들에게 사태 파악을 위한 명확한 근거 자료를 제시하고 해석 가능한 분석틀을 제공해 줌으로써 현재의 위험을 최소화 시키고자 하는 바람에서 나온 책인 것이다. 나라를 막론하고 미국발 금융 위기로 경제적 타격을 입게 되었지만 사실상 이 이상 현상은 비단 한 시장이나 국가 또는 동일한 시장 주체에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저자가 말하는 '동시 다발적'인 경제 위기 현상은 우리가 실감하고 몸소 체험하고 있는 '체험 삶의 현장'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이런 경제적 이상 현상을 파헤치고자 한다. 국제수지가 어떻게 불균형이 되었으며, 중국, 한국, 홍콩, 인도 등의 개발도상국이 경제적 어려움을 탈피하고 신흥 경제 대국으로의 위상을 높이게 되면서 선진국과의 관계가 어떤 식으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말해준다. 생각지도 못했던 시각이다. 현재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수출입에 의존하는 국가 운영을 하기 때문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하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현재 직면한 금융 위기는 분석조차도 상당히 까다로운 기이한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자율 평가 이론이나 시장 변동 지수 등으로도 해석 할 수 없는 혼란. 그것을 대처하기 위한 자세를 다음 장에서 소개를 해준다.
꾸준히 경제 위기 조짐이 붉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무시를 하고 있었던 많은 경제 전문가들. 결국엔 이렇게 불안정한 사태를 맞이하게 되었지만 이대로 둘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다수의 전문가들이 지금의 사태를 피드백 루프(feedback loop) 즉 돌고 도는 악순환을 발생시키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충고한다. 깊숙이 뿌리 박혀있는 구조적인 사고를 어느 정도는 벗어나야지 현재의 위험을 대응할 수 있는 자세를 만들 수 있다. 그런 생각은 저자의 말이 이백 번 동의한다. 그래서 새로운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제시하고 그 힘든 변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불일치와 투자자를 위한 실천 계획까지 명시해주고 있다. 의도적 측면에서 볼 때 상당히 유익하고 설득력 있는 책임이 틀림없다.
사실 이 책은 쉽게 읽힐 수 있는 책이 아니다. 이미 경제적 지식을 갖춘 사람이 읽으면 더욱 이롭지만 전문 분야에 대한 기본 지식이 부족한 사람들은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나도 책을 읽는 내내 전문 용어들의 난립으로 혼란스러웠다. 그만큼 복잡하고 어렵고 머리를 심각하게 써야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에는 매우 유익하고 활용도가 높은 지식들이 내포되어 있어서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새로이 공부하는 경험도 그리 나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현 시점을 이해할 수 있고 파악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보물을 얻은 기분이 들었다. 올바르게 시대를 통찰력 있게 바라보도록 도움을 주어서 든든한 힘이 된다. 허나 역시 나는 경제적 지식이 상당히 부족하구나 하는 것을 확실히 체험한 순간이었다.
경제는 어렵다. 하지만 경제는 그냥 우리가 돈을 쓰고 물건을 사는 행위에 지나지 않음을 꼭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 더 친숙하고 더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것이다. <새로운 부의 탄생>으로 나 역시도 다시 탄생할 수 있을 것 같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레디문(ledi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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