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꾸려 태어난 나
마이클노튼 지음 | 환경재단 옮김
명진출판
"We Are the World"라는 명곡은 1980년대 에디오피아의 기근과 질병을 위한 자선 모금활동을 벌이기 위해 만든 싱글 앨범 "USA for Africa(United Support of Artists for Africa)"에 수록되어 있던 곡으로, 그 당시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스티비 원더(Stevie Wonder), 마이클 잭슨(Michael Jackson), 라이오넬 리치(Lionel Richie)등이 참여해서 더욱 유명해졌다. 사실 이 노래 한 곡으로 인해 에디오피아의 실상에 대해 전세계적인 관심을 끌어 모을 수 있었고, 전 세계에서 구호성금이 답지했지만, 일설에 의하면 이렇게 모아진 돈이 구호활동에 쓰이기보다는 구 소련의 곡물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자금으로 사용되었다고 한다.
위의 사례는 지금으로부터 20여년전인 1980년대 중반에 일어난 일이다. 지금은 개방과 참여의 웹2.0 시대가 아닌가! 이제 전세계 곳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그리고 그러한 일들이 나를 비롯한 우리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이 책을 쓴 저자 역시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아가다가 자원봉사 활동을 시작한 뒤 이게 천직이라는 생각이 들어 전업한 환경운동가라고 한다. 저자 자신이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인터넷과 같은 매체의 발달이 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이 책의 내용 곳곳에 관련 단체나 비영리기관 등의 웹사이트 주소가 적혀있다. 한번쯤 방문해보면 집에 앉아서도 당장 좋은 일을 할 수 있게 된다.
나도 열대 우림지 1평방 미터에 나무를 심는 비용을 댄다는 웹사이트(http://www.therainforestsite.com)에 들어가서 화면 위쪽에 있는 버튼을 한번 클릭하였다. 그것으로도 충분하다. 물론 그 웹사이트를 잘 살펴보면 티셔츠 같은 물품을 살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좀 더 많은 도움을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원제목이 "The Everyday activist"이다. 즉 매일 한가지씩 무엇인가 도움이 될만한 일들을 실천하라는 의미이다. 이 책은 누구나 세상을 밝히는 일에 발 벗고 나설 수 있으며, 타인에게 관심과 용기를 부여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메세지를 우리에게 던져주고 있다. 즉, 아이디어와 용기만 있으면 누구나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보여주려하는 것이다.
그러한 예로서 이 책의 첫장부터 여섯살 짜리 꼬마가 벌인 놀라운 일을 언급하고 있다. 유치원을 다니는 여섯살 짜리 꼬마가 선생님에게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깨끗한 식수를 얻지 못해서 질병으로 고생하고 심지어 목숨을 잃기도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그들을 도와줄 방법을 찾기 시작했는데, 결국 자기 스스로 4개월 동안 집과 동네에서 심부름을 해서 모은 돈을 개발도상국에 물을 지원하는 캐나다의 비영리단체에 기부했고, 그 기특한 소식을 들은 동네 사람들이 돈을 더 모았다는 이야기이다. 이로 인해 자신의 삶에 예상치 못한 변화를 맞이한 그 꼬마는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만들어 150만달러 이상을 모금하고 식수 및 위생 프로젝트 266개를 완성시켰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주변의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이야기 뿐만 아니라 자신의 주변 환경을 개선한 이야기도 많이 언급되어 있다. 각종 인종차별, 양심수, 기후변화, 가난, 불평등, 부정부패 등에 맞선 선량한 시민들의 이야기가 담겨져 있다. 국제사면위원회(Amnesty International)가 어떻게 탄생했는지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는데, 이번 우리나라의 촛불시위 때 인권침해를 조사하러 오기도 한 단체이다. 이 책을 읽는 내내 CNN을 통해 자주 보아왔던 "Be The Change"라는 기획 프로젝트를 떠올렸다. 인종과 국적이 모두 다른 6명의 젊은이들이 여러 지역에서 다른 이들을 도우면서 세상을 바꾸려는 시도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현재도 진행중에 있다.
이 책에서는 우리 주변의 믿기 어려운 현실들에 대한 각성을 촉구하고 있는데, 이를테면 면 티셔츠 하나를 생산하려면 비료와 살충제가 각각 한컵씩 필요하고, 면으로 만든 옷 전체 중량 중 30%는 화학약품 잔류물이라고 한다. 이런것들이 우리 몸에 흡수된다는 사실은 아찔하지 않은가! 게다가 면으로 만든 티셔츠 하나를 만드는데 들어가는 물이 1톤이 넘는다는 것과 그래서 파키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등 면이 주요 수출 품목인 국가들이 심각한 물 문제와 환경문제를 겪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면보다는 마가 좀 더 친환경적이기에 마가 섞여있는 옷을 입는것이 환경적인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고 알려주고 있다.
그 밖에 이 책의 뒷편에는 자신의 뜻을 펼칠 수 있는 비영리단체를 만드는 자세한 방법도 나와있다. 사명선언서 작성부터 조직 및 자금관리, 기금 모으는 방법 등 아주 자세히 나와있어서 많은 도움이 될 듯 하다. 사실 이 책은 환경재단에서 번역한 것이다. 우리나라의 환경재단 같은 곳도 참으로 많은 일들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 우리가 이 세상을 바꾸기 위한 실천을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일은 세상사에 대한 무관심을 떨쳐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주변의 작은 일부터 시작하면 그것들이 모여 거대한 변화가 나타난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세상은 넓고 문제는 많다. 내 집앞의 환경문제라도 관심을 가지고 발벗고 실천에 나서자!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kangsc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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