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당신의 손에 스위치가 하나 있다. 그 스위치를 누르는 간단한 동작으로 당신은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수 있다. 고통은 없다. 버튼을 누르는 순간 당신의 심장이 정지할 뿐이다. 어떻게 하겠는가?
살다보면 몇 번이나 죽고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때 목숨을 끊느냐 아니냐가 자살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차이다. 이 책 <스위치를 누를 때>는 청소년 자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미래를 배경으로, 청소년 자살을 줄이기 위해 무작위로 뽑힌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실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무작위로 뽑힌 아이들은 아이들이 어떤 자극(스트레스)에 자살 충동을 느끼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에 이용된다.
책을 읽다보면 어느새 소설 속 아이들에게 몰입되어 안타까워하며 그들의 행적을 따라가게 되는데, 다 읽고 난 다음 객관적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실험 자체가 무의미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같은 자극(스트레스)을 받아도 자살을 하는 아이와 하지 않는 아이가 있다. 그리고 살아온 환경에 따라 그 자극을 받았을 때 해결하는 방법도 다르기 마련이다. 그런데 무작위로 추출된 아이들을 열 살부터 가두어두고 실험한다는 것 자체가 문제다. 그 아이들이 이러저러한 자극에 스트레스를 받아 자살하였다고 해도, 다른 환경에서 자라나는 청소년이라면 다르게 받아들이지 않겠는가.
오히려 같은 주제-생명의 존엄성과 그것을 일깨우기 위해 모종의 실험을 한다는 점에서는 만화 <이키가미> 쪽이 좀더 설득력있다. 그쪽이 생명에 대해 고뇌하는 모습이 좀더 보이기도 하고, 다양한 사람들이 저마다의 환경에서 '이키가미'를 받아들이며 보이는 모습도 그럴듯하다.
[출처] [오늘의 책콩] 스위치를 누를 때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씨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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