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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름다운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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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일주일
한경아
달과소

일주일 동안 행복해지는 신비한 비밀~!

'일주일 동안 행복해지는 신비한 비밀'이라는 부제를 보며, 생각했다. '그럼 일주일 동안 이 책과 함께 한다면 행복해 질 수 있단 이야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책을 살핀다.

그리곤 책 뒷편의 문구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당신의 일주일을 체크해보세요.

당신은 희망찬 월요일 아침을 보냈습니까?
화요일 하루 동안 당신은 성실함을 잊지 않았습니까?
수요일에 당신은 몇 번이나 감사의 마음을 표했습니까?
목요일 오후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희생도 감수했나요?
금요일에 단 1초라도 상대방을 위해 작은 배려를 잊지 않았습니까?
토요일에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계획을 실천하셨습니까?
일요일 아침, 당신은 영원한 행복이 찾아올 것이라고 믿습니까?

솔직히 말하자면 많이 부끄러웠다.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다고 누가 나를 탓하는 것도 아니고, 이렇게 행동해야 되는 것도 아닌데도, 이런 하루 하루를 보내지 못했다는 사실이 왜 이렇게 부끄러웠던지.

일주일동안 행복해지는 비밀을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일까? 웬지 한꺼번에 다 읽어내리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아 금새 읽어내려 갈 수 있을것 같았지만, 하루에 하나씩 읽으며 그날을 되돌아 보는 것도 좋을것 같아 잠자기전 요일별로 읽어내려갔다.

책을 통해 달수아저씨를 만난다. 처음 만난 달수아저씨는 악몽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10여년동안 일해온 버스운전일을 쫓겨나듯 그만두게 되었고 이렇게 지내는게 부모님 탓인것만 같아 부모님 가슴에 대못을 박기도 했다. 거기다, 아내와 싸우기도 했다. 자꾸만 좋지 않은 일이 생겨 심란했던 때에 더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야 말아다.

지하철에서 졸고 있는데 느닷없이 휠체어랑 사람이 무릎위에 쓰러지고 만 것이다. 안그래도 좋지 않은 일이 많이 생기고 심란했던 터라 자신의 무릎위에 넘어진 소년을 나무라고 말았는데, 그 장면이 동영상으로 찍혀 인터넷에 순식간에 퍼져 나간 것이다.

'지하철 몰상식 남'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보며, 달수아저씨에게 손가락질을 해대는 사람들.

예전 이와 유사한 사람들의 동영상이나 사진이 인터넷에 떠돌면서 그 사람들에게 온갖 비난이 쏟아졌던 게 생각이 났다. '마녀사냥'이라도 하듯 급속도로 퍼져나가는 악성댓글들을 보며, 그들의 잘못도 잘못이지만 웬지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달수아저씨에게 벌어진 일을 생각해본다. 만약 달수아저씨처럼 나에게도 좋지 않은 일이 줄줄줄 연이어 터졌더라면 그래서 그날 하루가 엉망진창으로 꼬여 있었더라면 내 무릎위에 쓰러져가는 그 소년을 보며 방긋 웃으며 부축해 줄 수 있었을까?

거기다, 달수아저씨가 찍힌 동영상 때문에 달수 아저씨 아들은 학교에서 주먹다짐까지 하고 말았다. 아저씨는 학교로 불려가고, 아내와 아들은 집을 나가는 끔찍한 사태까지.

설움이 북받친 아저씨는 밤새도록 술을 마시다, 담배꽁초가 화근이 되었는지 집에 불까지 내고야 말았다. 다행히 용이 할머니의 도움으로 집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도대체 왜? 왜? 왜? 아저씨에게는 이런 끔찍한 일이 생긴 것일까?

일주일동안 행복해지는 비밀을 알려준다더니, 처음으로 만난 달수 아저씨는 자꾸 내 미간에 주름만 잡히게 했다. 그리곤 자꾸만 한숨만 쉬게 만들었다. 꼬여도 이렇게 꼬일수가 있을까 싶으면서 달수 아저씨에게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지, 앞으로 아저씨는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

그리고 드디어 짜짠! 용이 할머니를 만나면서 나는 달수아저씨와 함께 '행복해지는 비밀'을 하나 하나 배워가게 되었다. 그리고 일주일동안 점점 기분이 좋아지면서 오늘 밤에는 용이할머니가 어떤 비밀을 알려주실까 내심 기다렸던것도 같다. 처음에는 달수아저씨에게 벌어진 일을 보면서 미간에 주름만 잡히더니, 하루 하루가 지나면서 나도 모르게 실실 웃고 있는 나를 보며 순간 놀라고 말았더랬다.

"무슨 책인데? 뭐..잼있는가 보지?"

라는 동생의 말에 순간 "어? 아! 어...." 라며 내가 달수아저씨의 변화를 보며, 벌어지는 사건들을 보며, 책속에서 만난 이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웃고 있었단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잼있었다기 보다는, 뭐랄까...기뻤다고나 할까?

사실 책의 스토리만 본다면 여타의 자기계발서와는 큰 차이점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신선함이 없다는 거다. 불행한 일을 겪는 인물이 등장하고, 어디선가 그를 도와주는 인물이 나타나서 그에게 깨달음과 가르침을 준다는 설정 구조는 다 뻔하고 뻔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 책에 소개된 행복해지는 비밀을 알고 있는 7명의 주인공이 실제인물인데다, 그들이 단지 감동을 자아내기 위해 무언가를 전해주기 위해 소개되는 인물이 아닌 내 이웃이라는 사실이 내 마음을 사로잡았던 것 같다.

이주노동자라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의료보험증을 가지는게 꿈이라는 분을 보면서 내가 많은걸 가지고 있구나 싶었고, 희망을 가지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 타인을 배려하는 사람들을 보며 지금껏 나는 왜 그리 투덜대며 살았는지, 한없이 부끄러워졌다.

그리고 무엇보다 달수아저씨의 변화를 보면서 기뻤던 것은, 달수아저씨 속에 있는 그 어떤 내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항상 불평불만을 달고 투덜되던 내 모습이 점점 변하는 것 같아 기뻤던 것 같다.

달수아저씨는 항상 가족을 위해 힘들게 일했지만 가족들은 알아주지 않는다 했다. 이번에 아내가 집을 나간것도 무척이나 원망스러워했다. 그런데 꽃순네 아줌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 역시 많은 생각에 잠긴다.

"잘은 모르지만 달수씨 아내가 집을 나간 건 해고를 당해서가 아닐꺼에요. '나는 당신 때문에 정말 힘들어'라고 말했기 때문일 꺼에요. 반대로 '힘들지만 당신이 있어서 행복해'라고 말했다면 상황은 달라졌을것 같은데요."

나역시 나는 한다고 하는데도, 몰라준다고 역정내지는 않았는지 반성해 보게 된다. 예전 <청소부밥>에서도 접했듯이 '가족은 짐이 아니라 축복'이라는 사실을 그새 또 잊어버렸나보다.

"천당과 지옥은 땅을 기준으로 있는게 아니라 우리 마음 안에 있는 거야. 그러니 같은 하늘 아래 살면서 어떤 이는 남을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치고 어떤 이는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게 아니겠나. 뿐만 아니라 천당과 지옥은 동그란 원처럼 서로 맞물려서 쉴새 없이 돌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에도 수없이 천당과 지옥을 넘나드는 것이라네."

용이 할머니의 이야기를 들으며 고개를 크게 끄덕여 본다. 어떻게 마음 먹는냐에 따라, 어떤 마음가짐으로 살아가는냐에 따라 내 삶은 천국이 될수도, 지옥이 될수도 있는 것이 아닐까? 물론 하루에도 수없이 천국과 지옥을 넘나들며 심통부리고 입술 삐줄이 내밀며 투덜되는 나이지만, 행복은 항상 내 곁에 머물러 있었음을 기억하며 방긋 웃어본다.

책 뒷편의 일주일을 체크해 본다. 처음에는 고개를 도리도리 흔들며 한숨만 쉬었는데 지금은 질문을 보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아직 다 "예스"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예스"가 되는 그날까지 오늘도 열심히 달리련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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