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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위대한 자들의 탄생

 

위대한 자들의 탄생

고경오 지음
반디 2009.07.10
펑점

최근에 이응준의 <국가의 사생활>이라는 작품을 읽고 섬짓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미래를 그리고 상상하는 일보다 더 두려운 일은 바로 나도 모르는 저 어두운 세계에 펼쳐져 있는 오늘이라는 것. <빌더버그 클럽>이란 책에서 엄연히 존재하면서 전세계를 주무르는 상위 1%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만 해도 긴가민가 했었다. 그런데 이 소설을 읽고 조금 분명해졌다. 작가는 판타지 장르를 섭렵하고 오랜시간 출간을 제의 받을 정도로 작가로 활동했으나 고사하고 출판업계에 종사했었다고 한다. 2000년도에 구상하여 오랜 자료조사를 통해 1년 반 만에 이 작품을 완성했다. 이 작품이 만약 판타지였다면 재미로 읽고 넘겼을 내용이지만 소설가는 당연히 누구나 개인적인 성향이 있으나 동전의 양면처럼 어쩔 수 없이 사회와 현상을 글 속에 녹여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사랑의 트랜드이든 이 소설처럼 정치와 사회, 국가라는 배경에 자신의 세계관을 반영하든.

 

재미있고도 무서운 소설이었다. 한 집안에서 동거하는 세 친구 오기호, 강병남, 유신한은 어느 날 술취한 강병남이 주워온 한 여자로 인해 인생이 뒤바뀐다. 바코드가 찍힌 여자는 전 세계를 지배하고 유린하려는 거대한 음모를 가진 집단에서 찾는 사람이었고 그로 인해 그들은 도망자 신세가 된다. 어쩔 수 없이 거대한 집단 - 회사- 에 맞설 병기로 훈련되어지는 그들이 계란이 바위치기꼴이지만 목숨을 바쳐 싸운다는 이야기다. 돼지독감을 비롯 전 세계에 퍼져 나가는 수많은 바이러스가 우연이 아닌 치밀한 배후의 조종 아래 진행되었다면 어떨까. 인간의 분류를 네 등급으로 나누어 세뇌시키고 조종할 수 있다면? 무시무시한 이야기에 막연한 공포심을 느끼게 하는 허황한 픽션이 아닌 사실적이고 현실적인 배경을 바탕으로 재구성하고 나름의 논리를 부여했다. 읽는이로 하여금 상상하게 만들고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다. 소설에 따르면 정치와 권력, 나아가 국가도 이용할 수 있는 초엘리트 집단의 더러운 탐욕과 신자유주의 체제 아래의 모순점 등이 서로 얽히고 섥혀 민중은 점점 고통 당하고 어리석은 그룹으로 자연스럽게 분류되어진다. 그런데 그것이 점점 믿어지니 큰일이다. 스케일도 비주얼도 좋은 소설이지만 마지막까지 인간적인 면에, 진정한 행복이라는 질문을 놓지 않는 점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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