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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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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
에드워드권 지음
북하우스


맛있는 음식이 주인공인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다큐멘터리에서부터 애니메이션까지 어느 하나 싫은 게 없다. 세계 곳곳의 음식을 작은 화면으로 보고 있으면, 텔레비전이 바보상자라는 비난을 받고 있는 것이 안타까울때도 있다. 그들만이 가진 독특한 음식들을 구경하다보면 그 지역들이 친근하게 다가온다. 때때로 지구 반대편에서 익숙한 조리법을 발견하고 신기해 할 때도 있다.


요리책도 좋아한다. 그리고 요리를 하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그래서 '일곱 개의 별을 요리하다'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에드워드 권이 꿈을 그리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고 있는 과정을 담고 있는 책인데, 챕터를 시작하는 페이지에 실려있는 음식이 참 맛있어 보인다. 요리사진을 보고 있으면 에드워드 권이 요리책을 낸다면 꼭 사 봐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요리사로서의 꿈이 시작됐을 때부터 현재의 자리에 이르기까지 겪었던 수많은 경험들의 보고서라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 시간들 동안 그가 해냈던 일들을 읽으면 노력이란 사람을 배신하지 않는다는 말을 떠올리게 된다.


사과를 잘못 가져와서 질책을 듣고 스스로를 엄격하게 트레이닝하는 것이 책에서 나온다. 매일 슈퍼마켓에 들려서 식재료를 살피고, 수입의 70%를 먹는 데 사용했다고 한다. 매일 16시간을 식당에서 보내며 독종이라는 소리도 듣는다.


벽이 다가왔을 때 좌절하지 않고, 그 벽을 뛰어넘을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참 멋지게 보였다.


그리고 벽으로 다가오는 무엇인가를 뛰어 넘는다면 한단계 발전한 스스로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겠구나를 에드워드 권의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꿈을 가지고 있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좌절하는 순간을 스스로를 단련시키고 성장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변모시키는 것이 자신에게 얼마만큼 도움이 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목표를 확실하게 가지고 있다면 기회가 왔을 때 잡을 수 있는 확률이 그만큼 높아진다는 것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원대한 포부도 가져보자 생각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상적인 부분 중에 하나가 한국요리의 세계화에 대한 관점이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이 '소홀한 세계화'에 대한 변명으로 쓰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에드워드 권의 글을 읽고, '진정한 세계화'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이 책을 읽은 모두가 함께 고민해 보면 좋을 것 같다. 그렇게 된다면 분명히 멋진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를텐데.


요즘 당근을 맛보고 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내가 맛을 제대로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기 때문이다. 당근을 조금씩 잘라서 한달쯤 맛보고 나서, 그 다음 한달 동안은 당근을 볶아서 먹어볼 참이다. 당근의 맛을 알게 될 때면 맛을 대하는 자세가 조금 달라져있지 않을까 기대해 본다. 예전에는 대충대충 스피드 요리법에 열광했었다. 요리책에서 나오는 재료들도 없으면 과감하게 생략하고 , 최소한의 시간과 노력으로 시시껄렁한 한끼을 만들어 냈었다. 이 책을 읽고나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맛의 어울림에 대해서도 생각해보려고 노력하고 있고, 요리법을 제대로 따라해보는 데서 필수적으로 도출되는 수고로움도 기꺼이 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랬더니 음식을 만드는 시간이 훨씬 즐거워졌고, 착각일지 모르지만 솜씨도 미묘하게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책에 실려있는 몇 권의 요리책도 한권씩 구입해서 읽어보아야 겠다. 내년 이 때 즈음에는 맛있고 따뜻한 기운이 가득한 음식을 만들 수 있기를 희망하면서..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앨리스(calypso1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