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팅의 과학
가라쓰하지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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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소개를 보면 1959년 초판 출간이래 두 번의 개정을 거쳐 일본에서만 총 100만부가 판매된 마케팅의 고전이라고 언급되어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책 겉 표지에 나와 있는 "back to the basic"이라는 문구가 주는 의미가 명확해진다. 경영 분야, 특히 마케팅과 같이 시장과 시대의 흐름에 가장 빨리 편승해야 하는 영역에서 50여년의 세월을 관통하는 무엇인가가 있다면 바로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과학적 마케팅 기법을 이야기 하는 것이리라. 이 책을 읽어보면 정말 마케팅의 기본을 소개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이 처음 출판된 당시에는 아마도 그러한 마케팅의 개념들과 기법들이 매우 생소하게 느껴졌으리라 짐작할만하다.
상품을 선택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가장 먼저 고객을 이해해야 한다던지,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상품 판매이기 때문에 판매력이 동반되지 않은 기술은 경영을 위태롭게 한다던지 하는 문구들은 마케팅이란 것이 바로 고객을 이해하기 위해 수행되어지는 것이며, 상품 판매를 돕기 위해 수행되는 것이란 사실을 알려준다. 이러한 마케팅을 수행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소개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는 가장 기본이 되는 개념과 기초적인 통계적 기법들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마케팅을 위한 시장조사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학문을 위한 조사와 다르게 판매를 위한 목적 의식을 분명히 가지고 시장조사에 임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즉, 세일즈맨 두 명이 문명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섬에서 신발을 팔기 위해 시장조사를 한 뒤 제출한 상반된 시장 보고서에 대한 일화를 예로 들며, 시장조사에서는 논리 정연한 추론과 충분한 데이터 보다는 목적의식을 가지는게 더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주고 있다. 특히 시장조사를 돈 주고 남에게 맡기기 보다는 직접 판매활동을 통해 선 시장조사를 행하라고 권하고 있다. 이른바 판매하면서 조사하고 조사하면서 판매한다는 기법이다. 단순히 무엇인가 알기 위해 시장을 조사하는 것과 실제로 판매를 실천하기 위한 조사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수집된 데이터를 보아야만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특히 경쟁사가 신제품을 발매했을 경우 평상시에는 묻혀 있어서 잘 보이지 않던 정보들을 얻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쟁사의 추세를 잘 살피면서 그들을 이용하면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시장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거친 정보라도 신선한 것이라면 정밀하더라도 낡은 정보보다는 낫다며, 시장조사의 데이터들이 제대로 실효성을 발휘하는데는 역시 타이밍이 관건이라는 Time to Market의 기본을 언급하고 있다. 이 책의 후반부에는 모집단을 계층화하여 시장조사를 하는 방법, 랜덤추출, 실험계획법, 위험률과 기대치 등 시장조사를 위한 몇 가지 기본적인 통계 상식들을 알려주고 있다.
사실 이 책은 오늘날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마케팅의 기본적 지식들을 소개해주고 있다. 마케팅이라면 늘 뭔가 창의적이고 새롭고 신선해야 한다는 발상에서 잠시 벗어나 기본으로 돌아가 고객을 먼저 살피고 마케팅의 목적을 다시 정의하라는 지침을 주고 있는 것이다. 이 책에서는 고객카드 등을 작성해 고객의 이력을 모두 가지고 있다가 그에 맞는 서비스를 제공하라는 것과 같이 오늘날 대규모 CRM 시스템을 통해 이미 실천되고 있는 마케팅 기법들이 새삼 언급되어 있어 책 내용이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았나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 중심, 과학적 데이터 분석 중심의 시장 조사의 기본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kangsc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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