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비즈니스 불패의 법칙
테드플러커 지음 | 황선영 옮김
에버리치홀딩스
13억이나 되는 인구를 가진 중국에서 사업을 하면 뭘 해도 성공할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너도 나도 중국에 지사와 공장들을 설립하면서 중국 붐이 일어났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중국에서 큰 돈을 벌었다는 외국 기업은 별로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중국 내 본토 기업들만 배를 불려준 꼴이 된 경우가 더 많다고 한다. 어찌되었건 단순히 인구 규모만을 보고 커다란 시장의 존재만을 인식한 채 중국에 도전한 기업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피상적인 거품들을 걷어내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기 위해 똑바로 쳐다보고 인식해야 할 것들을 담고 있다. 그것도 현 상황을 반영해서 매우 상세히 말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중국에 대한 이야기는 중국의 8대 유망산업 분야부터 법규와 제도, 문화적 차이와 에티켓, 영업과 마케팅 전략, 여러가지 관련 정보들을 얻는 법, 가격 정책, 중국어 배우기나 주거시설, 교통, 의료서비스 등 중국 생활 이야기, 기타 조심해야 될 것들 등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때 고려할 여러 사항들을 다루고 있다. 특히 부록으로 여러 경제 관련 통계자료와 함께 법적 분쟁 해결 사례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면서 부딪히게 될 분쟁 요소들에 미리 대처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 사실 이 책에는 중국에서 외국인들이 사업을 하는데 있어서 현실적인 지침들이 꽤 많이 나와 있는 편이다.
이를테면 중국에서는 임상 실험에 대한 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편이고, 환자의 동의를 의무화하고는 있으나 그리 엄격하게 준수되지는 않고 있고, 동물 실험에 대한 규제도 허술하고, 줄기세포나 배아 조직에 대한 연구가 그다지 논란의 대상이 되지 않기에 생명공학을 연구하기에 매우 좋다고 한다. 또한 중국인은 상대 외국인을 동요시켜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는데 필요한 잔인한 기술은 모두 다 섭렵하고 있다던지, 중국에서 합자회사를 세울 때 또는 외국인 단독투자 기업을 세울 때 주의할 점들이나 중국 내에서의 지적 재산권 문제 등을 폭넓게 다루고 있다. 각 장 끝에 핵심포인트로 그 장에서 다룬 내용들을 잘 정리해주고 있는 것도 책의 구성상 장점이 될 수 있겠다.
이 책을 쓴 저자는 미국 사람으로 18년간 중국 생활을 통해 반 중국인이 돼 버렸다고 한다. 저자 자신은 저널리스트 일을 하며 저자의 아내가 직접 중국에서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생생한 내용을 담고 있는게 아닌가 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수행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중국에 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들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할 수 있었다. 이를테면 중국에서는 기본적인 날씨정보조차도 체계적으로 조작되는 경우도 있는데, 중국의 노동법은 섭씨 40도를 넘으면 근로자를 귀가 조치하도록 명시해놓았기에 여러산업 중심지 관료들은 기온 때문에 하루를 허비하기보다는 온도를 39도라고 발표하여 계속 공장을 운영시킨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게다가 중국 정부의 통계자료 중 정확성이 떨어지는 대표적인 예로 중국의 GDP성장률을 언급하고 있다. 중국이 매년 10퍼센트 가까이 되는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는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이와 다를것이라는 추측이 많다. 이 책에서는 2005년 모건 스탠리의 스테판 로피 박사가 베이징 대학교 MBA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할 때 중국 GDP 예상치를 6.7퍼센트로 언급했다던지, 중국전문가인 피츠버그대학교의 한 경제학과 교수가 에너지 사용, 화물 운송량, 재고 축적량 등 이 세 가지 요소의 관계를 통해 중국의 현실적인 GDP가 4퍼센트 선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러고보면 알다가도 모를 곳이 중국이 아닌가 한다.
사실 중국만큼 변화의 폭이 넓은 나라도 없다고 한다. 예전과 달리 중국 진출의 최대 장점이라던 임금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 세제 혜택은 어느샌가 모두 사라져 버렸으며, 기업규제는 중국의 WTO 가입 이후 오히려 늘어만 가는 판이라 한다. 험난한 사업환경, 특유의 정치, 사회, 법률 체제의 복잡성과 만연한 부패를 뛰어넘어야 중국에서 사업을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도 나날이 발전해가고 늘어만 가는 중국 내 빌딩들과 공장들을 바라보며 중국이 바로 세계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란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다시한번 중국이라는 나라가 어떠한 나라인지,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중국에서 건실한 비즈니스를 일구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kangsc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