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정미정이 제안하는 21세기 여성의 에너지
정미정
나무생각
서른의 가을이 가고있다.. 나에게 서른은 조금은 특별한, 그리고 까마득한 이야기 같았는데 그 시간조차도 무력하게, 그리고 빠르게 사라져가고 있다.. 눈 앞에서 사라져만 가는 시간들을 아쉬워하며, 나만 이러나.. 조바심이 나곤 했다..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이든, 나보다 앞서 나가는 사람들에게서 드는 자극이든.. 나는 무엇이든 흡수할 수 있었다.. 어떤 것도 확실치 않던 지금, 이곳저곳을 두리번거려본다.. 그런 와중에 눈에 띈 이 책 <진화> 나에게 위안과 자극 두가지를 한꺼번에 안겨준 책이다..
일, 가정, 인생의 중심에서 여성을 말하다
정미정<43세>이란 이름은 사실 가물가물하게 여겨졌지만, 14년동안 KBS 간판급 프로그램을 진행해온 것으로 보아 꽤 실력있는 아나운서였나보다.. 그런 그녀도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워킹맘으로서 겪어야 했던 이야기를 전한다..
“아이를 낳은 건 잘한 일이었지만, 엄마가 된다는 건 맘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어요. 피곤한 몸을 이끌고 퇴근하면 밤낮이 바뀌어 자지 않는 아이와 밤새도록 씨름을 해야 했죠. 아침에 일어나면 얼굴도 퉁퉁 붓고 몸도 천근만근이었어요. 어느 봄날이었는데, 그날도 아이가 잘 생각을 하지 않는 거예요. 너무 졸려서 어디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나 하고 이 방 저 방 기웃거리는데 어느 방이고 다 코고는 소리만 들리더라고요. 새삼 ‘왜 똑같이 일하고 아이는 나만 봐야 하나’ 하는 생각에 처량하더라고요.”
화려한 직업의 그녀였음에도 가정에서의 엄마의 역할은 비슷했나보다.. 아이를 업고 처량한 마음으로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 가며 산 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봄날은 간다’를 부르며 흘렸다던 그녀의 눈물이 남일같지가 않다.. 무어라 말할 수 없을 만큼 처량하고 서글픈 심정.. 이렇게 나의 봄날도 지나가는구나..라고 생각했을 그녀의 마음이 이해가 가지 않을 대한민국의 엄마가 있을까.. 아이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는 워킹맘들에게 그녀는 '끝까지 버텨라'고 이야기해준다.. 무엇이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결국은 나와 나의 일, 가정 모두를 위해 행복한 일이라고.. 당장 견딜 수 없을 만큼 힘든 순간도 그 고비만 넘기고 나면 점점 나아진다는 것을 강조한다.. 인생에 있어 어느 순간도 쓸모없는 경험은 없는 것이다..
철 없을 때 엄마한테 혼나고 나서는, 나는 나중에 커서 엄마가 되면 엄마처럼은 절대 안할거야..라는 식의 생각을 하곤 했는데.. 내가 엄마가 결혼했을즈음의 나이로 큰 다음 생각해보니, 엄마처럼 안할거야~가 아니고 엄마처럼 못할거야~가 되어 있었다.. 그야말로 슈퍼우먼처럼 직장 생활과 가정 생활 모두 잘 해 내신 엄마였다.. 밤새 칭얼거렸던 나를 달래고도 똑같이 출근하는 일상을 살았던 엄마, 새벽같이 일어나 매일 도시락을 싸주시던 엄마, 고등학생인 딸을 둔 죄로 밤 12시나 되서야 끝나는 나를 위해 날마다 대기하고 있던 엄마였다.. 나도 그렇게 할 수 있을까.. 대한 민국이라는 나라에서 살아가는 워킹맘들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엄마처럼 살고 싶다'는 말이 최고의 찬사라는 저자의 말을 듣고야 새삼 나역시도 '엄마처럼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또한 내 아이들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수 있다면 최고의 인생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저자는 5년전 아나운서 생활을 그만두고, <주>이든네이처 의 대표를 맡고 있다.. 지금 있는 곳에 머무를 것이냐, 밖으로 뛰쳐나갈 것이냐의 고민에서 그녀는 과감하게 '세상은 넓고 할일은 많다'며 자신을 조금더 나타내는 쪽을 선택했다.. 그야말로 그녀는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다.. '그녀의 솔직한 이야기는 길을 묻는 수많은 그녀들에게 따뜻한 격려인 동시에 든든한 내비게이션이 될 것이다.'라는 이금희 아나운서의 추천사가 생각난다.. 가정생활도 사회생활도 먼저 한 선배같은 저자의 경험담은 실제로 내게도 큰 힘이 되었다.. 다만, 231페이지의 비교적 얇은 책이 너무나 빨리 읽혀 아쉬운 마음으로 책을 덮어야 했다.. 아직도 남은 앞으로의 그녀의 성공 스토리가 보태지길 바라며.. 나역시도 화이팅해본다.. 누군가 나에게 몇살이냐고 물을 때, 나의 나이 앞에 부끄럽지 않기를.. 그만한 향기를 가지고 있기를.. 그만한 여유를 품고 있기를.. 끊임없이 진화하는 나의 모습이기를..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내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아낌없이 다 쓰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성공은 내가 가진 열정을 남김 없이 다 쏟아 부어서 원하는 것을 성취하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나는 이제 겨우 첫 발짝을 떼었을 뿐이다. 그렇다. 성공을 위한 나의 역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나는 나의 운명을 깨우듯이 힘찬 발걸음으로 내 앞의 세계를 향해 나아간다. 나를 기다리고 있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나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할 것이다. 그리고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이다." <그녀의 에필로그중에서..>
워킹맘 정미정이 제안하는 21세기 여성의 에너지
1. 과거에 연연하지 않는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다. 신약이나 신 물질을 개발하려면 평균 1만2천 번의 실패를 거쳐야 하고, 석유 탐사 때도 최소한 25번은 실패해야 비로소 유정 하나를 발견할 수 있다. 이미 지나간 일에 연연해 과거에 발목을 잡히는 것이야말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다. 실패란 더 큰 성공을 위한 신의 선물이라고 생각하자.
2. 지속적으로 나를 움직일 말을 새겨놓자
나를 움직일 수 있는 말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계속 나에게 주문을 걸어라. 그것은 나를 변화시키고 이끌어간다. 내 책상 앞에는 ‘당신이 이전에 성취하지 못한 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완전히 새로운 사람이 되어야 한다’라는 브라이언 트레이시의 말이 붙어 있다. 소망이 이루어진 자신의 모습을 되풀이해 말하거나 글로 적으면 꿈을 이룰 확률이 높아진다. 목표를 글로 적어놓고 자주 들여다보라.
3. 역할 모델을 찾아라
인물이 되려면 인물을 만나야 한다는 말이 있다. 나의 자질과 잠재적 능력을 알고 내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수 있는 사람을 주변에서 구하라. 사회적으로 대단한 성공을 거둔 사람이 아닐지라도 꾸준히 자신의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사람, 소신 있게 자기 길을 가는 사람이라면 내가 중요한 선택의 기로에 놓였을 때 현명한 조언을 해줄 수 있다.
4. 스스로를 격려하는 사람이 되자
남에게는 후하면서 자기 자신에게는 인색한 사람들이 많다. 내가 나를 칭찬하는 데 인색하지 말자. 지나친 겸손이나 자신에 대한 홀대는 자아를 잃게 한다. 내 안의 나에게 끊임없이 위로를 보내라. 스스로를 격려하면서 스스로가 가치 있는 존재임을 느끼게 되고 역경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다.
5. 실천이 몸에 배도록 하라
‘언젠가는 병’에 걸린 사람들이 많다. 언젠가 할 거라면 지금 하라. 누군가 할 일이라면 당신이 나서서 하라. 당신이 동경하는 삶을 사는 사람, 성공한 사람은 그에 맞는 대가를 치른 사람이다. 지금 갖고 있는 것을 놓칠 것이 두렵다면 그 두려움에 맞서 행동해야 한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꽁(kkkong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