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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차도 대신 인도로 간 열여덟살 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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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대신 인도로 간 열여덟살 미니
추훈민 지음
심미안

 


  십대의, 십대에 의한, 십대를 위한 눈으로 본 명랑 발칙 쾌활! 인도 여행기란다. 책 안 표지의 작가 사진을 보니 공부 잘 할 것 같이 생겼다. 현재 고등학생이란다. 그래서 난 이르면 중학교 졸업 후, 아니면 얼마 전 인도에 다녀온 소녀의 이야기겠거니 했다.

  그런데 이게 왠일. 이 책은 저자인 추훈민이 13~15세 때 살았던 인도에 대한 이야기란다. 그럼 제목에 "열 여덟살"은 빼야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어린시절 "네가 하도 차도로만 다녀서 인도로 간다"는 엄마의 말과 함께 인도 웨스트 벵갈 꼴까따에서 2년간 살게 된다. 그 2년간 학교를 다니고, 사람들을 만나고, 여행을 가고, 인도 문화를 접한다.


  너무 어렸을 때의 기억이라 일상적인 일화나 인도 문화를 처음 만났을 때의 충격, 인도의 풍광들보다는 우리가 초등/중학교 때의 일기를 다시 읽으며 느끼는 것처럼 조금은 어이없고, 조금은 유치한, 그런 이야기들이 채워져 있다. 그리고 학교에서 만나는 친구들도 인도인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섞여있어 인도에 갔다는 느낌보다는 그저 유학갔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주 독자층을 너무 십대로 잡았다는 점이다. 그것도 너무 10대 초중반을 타깃으로 한다. 아마 이 책을 썼을 때의 저자의 나이가 열일곱 즈음이지 싶은데... 아무튼 딱 그만큼의 나이대를 타깃으로 한가. 열아홉만 되어도 이 책이 좀 유치하다 여겨질 것이다.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여고생 특유의 은어들과 말투들은 어른들이 이 책에 접근하는 것을 막아버린다.

 


기억나니? 크리스마스 때 우리 쇼핑가서 1500루피를 지른 거? 우와~ 그땐 정말 짱이었는데!

한국에 가서 많은 멋진 남자들이랑 데이트 많이X100해(네가 원한다면).

아빠 나 시집가러 인도 가는 거 아니거덩? 공부하러 가거덩?

정말 쏘리해요, 아버님 어머님!

 

 
이런 말투니 어른들의 취향에 맞을리가 없다. 전체적으로 이런 말투라면 책을 덮어 버리면 그만인데, 쭉 괜찮다가 군데군데 튀어나오는 바람에 순간순간 당황하게 된다.

 

 
그것 외에는 전체적으로 나쁘지 않은 책이다. 여행기라기보다는 생활기인지라 저자가 도입부에 쓴 것처럼 친구들에게 자신이 살면서 있었던 일화를 말해주는 정도의 분위기이다. 이 책을 읽고 인도여행을 가기 전의 정보를 얻는 것은 무리이지만, 인도에서 살다온 10대 소녀의 생활모습을 엿보는 정도로는 적당하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씨엔(iandy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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