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 이야기

감정을 예술로 승화시킨 아름다운 사랑의 울림

사용자 삽입 이미지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 이야기
니시하라미노루 지음
문학사상사


너무나 감명깊게 봤던 게리 올드만 주연의 영화 <불멸의 연인>을 기억한다. 베토벤이 여인들에게 사랑을 느끼면서 그 느낌을 어떻게 음악으로 표현하는지 섬세하게 표현하고 있는데,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사랑이 음악 창작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무척 놀랐었다. 베토벤은 사랑에 수반되는 모든 감정의 기복을 음악으로 표현하였다. 이별의 씁쓸함까지도.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영화 <불멸의 연인> 중에서

『클래식 명곡을 낳은 사랑 이야기』는 베토벤, 모차르트, 브람스 등 클래식 음악의 거장들이 남긴 명곡과 그 곡이 만들어지게 된 동기를 제공한 사랑의 비화들을 다룬 책이다. 앞서 말한 <불멸의 연인> 외에도 <아마데우스>, <쇼팽의 연인>, <파리넬리> 등등 클래식 음악을 다룬 영화라면 꼭 찾아서 볼 정도로 사족을 못 쓰는 나이기에 이 책의 제목을 본 것과 동시에 이미 마음을 빼앗겼음을 고백한다.

내게 있어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음악은 클래식 음악이다. 이것은 오롯이 내 개인적인 취향이다. 그렇다고 내가 어울리지 않게 클래식 음악만 듣는 고상한 취미의 소유자는 아니고, 음악이라면 거의 다 좋아하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악기만으로 천상의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클래식 음악에서 나 같은 범인은 결코 넘볼 수 없는 천재들의 영혼의 울림을 엿듣는 것 같은 즐거움을 느끼곤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영화 <쇼팽의 연인> 중에서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클래식 음악이 왜 그렇게 내 가슴을 뛰게 만들고, 내 영혼을 울렸는지 알 것 같다. 내가 들었던 음악들은 단순히 음악이 아니라 사랑의 표현이자 구애의 도구, 궁극적으로 사랑이라는 감정 그 자체였기에 들으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뛰고 심장이 고동쳤으리라. 그들은 음악으로 자신들의 사랑을 표현하려고 했고, 사랑을 위한 도구로 썼으며 완성된 사랑의 기쁨을 음표에 실어 온 천하에 자랑하고자 했으며, 실패한 사랑의 슬픔을 담아 자기 자신을 위로하려 했다.

아, 사랑은 얼마나 위대한 것인가. 사랑이라는 녀석은 그 자체로도 충분히 아름답지만, 인간의 영혼에 끼치는 영향력을 볼 때면 가히 악마의 선물이라고 할 만 하다. 그 누구도 사랑 앞에선 자기 자신을 잃고 만다. 사랑은 나를 지우고, 내 눈에 타인을 빙의시키며 내 영혼을 담보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구걸한다. 천재라고 해서 사랑을 피해갈 수는 없다. 다만 그들이 우리와 다른 것은 그들은 사랑을 할 때 느끼는 순간순간의 감정을 자신의 음악적 재능 속에 그대로 녹여내었다는 데에 있다 하겠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영화 <아마데우스> 중에서

어제까지도 나는 클래식을 들으면 그 선율만으로도 왠지 마음이 평온해지고 내 마음 속의 빈공간이 따뜻한 감성으로 채워짐을 느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오늘부터는 이제 클래식 음악을 들을 때마다 그 속에 흐르는 거장들의 사랑의 감정까지 함께 읽어내려갈 수 있을 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 혹은 책으로 엿보는 사랑도 무척이나 아름답지만 음악으로, 귀로 듣는 다른 사람들의 사랑은 또한 얼마나 아름다울지. 생각만으로도 몸이 떨려와 벌써부터 한쪽 구석에 모아둔 클래식 CD를 뒤적이고 있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프렌즈(khskym)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명옥과 정갑영의 명화 경제토크  (0) 2007.12.03
아프리카 미술 기행  (1) 2007.12.03
'동방으로의 여행  (0) 2007.11.30
고택 스테이  (0) 2007.11.30
사막의 정원사 무싸  (0) 2007.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