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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탕나라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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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나라 사람들(노트1권 포함)
신병근 지음
시대의창


'탕나라 사람들'은 까칠한 느낌의 책겉면부터 특이한 느낌을 주는 책이다.

사람의 옆모습을 형상화한듯한 표지그림이 인상적인 이 책의 표지를 들추면 마법의 주문이 나온다.

빙그레 웃으면서 주문을 따라 외우고, 뺑글이와 똥희를 따라 탕나라 여행을 시작한다.

 

7살 미만 소인-2500원..

7살인 뺑글이와 똥희..

첫장부터 그들은 '선택'의 기로에 선다.

그들을 보면서 요 근래 내 작은 아이의 나이를 속였던 내 모습이 떠올랐다..

아이의 나이가 문제가 된건 뮤지컬공연장에서였다.

초등생이상 입장..

7살인 내 작은 딸..

가족이 함께 가는 뮤지컬공연을 작은아이만 놔두고 가기도 싫고..

그렇다고 1년 기다려서 공연을 보기도 싫은 나..

일단 표를 끊고 '될대로 돼라!' 심보다..

공연장으로 향하기 전  아이에게 "넌 오늘 8살, 초등학생인거야!" 얘기해뒀다..

아이는 "왜?" 묻는다.

"뮤지컬을 너랑 함께 보고싶은데, 초등학생 이상이어야된다고 해서~" 대답한다.

"왜 초등학생 이상이어야 돼?" 또 묻는다.

"공연하는데 소리지르거나, 시끄럽게 하거나, 무서워하거나 하면 방해가 돼서 그런거야!"

"하지만, 너는 공연을 많이 봐서 익숙하니까 괜찮아! 그런데, 언니들은 그걸 모르니까 오늘만 '하얀 거짓말'을 하는거야!"*^^*

 

공연장에 가니, 예쁜 언니가 아이에게 묻는다.

"몇살이예요?"  갑작스런 물음에 아이는 당황한다.

아이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묻는 언니도, 나도 슬슬 조바심이 난다..

"초등학교 다녀요?" 또 묻는다..

.............

"'예' 하고 대답해!" 참다못한 내가 한마디하지만, 아이는 얼어버렸다..

결국 한마디 못하는 아이를 데리고 객석으로 향하면서 다시 말해준다..

"나이는 8살이구~ 초등학교에 다닌다고 해야지~~" 하면서..

그날 나는 아이에게 거짓말을 강요하는 나쁜 엄마가 되었다.. ㅜㅡ

다행히 공연 잘 보고 온 우리는 금새 그 일을 잊었었다.

그러다,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기억이 떠올랐다..

살짝 붉어진 마음을 느끼며 다음 탕나라로 이동한다.

 

힐끔힐끔 마을에서의 아이들의 이야기가 재미나다.

'크기=힘' 이라는 남자와 '몸매한탄하면서도 먹을것 꼬박꼬박 챙겨먹는' 여자들의 마음이 웃음을 자아낸다..

그래도~ 몸매 예쁜 여자들이 부러운건 어쩔 수 없다..

당장 돈만 대준다면, 30대의 아줌마인 나도 전신성형이라도 하고 싶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가 아닌 그들의 몸매를 보고 부러워하는 나의 만족을 위해서랄까?!-.-..

 

탕에 들어가기 전 꼭 샤워해야하는지 뺑글이가 묻는다.

'당연하지!' 맘속으로 외쳐본다.

더불어 수영장에도 '꼬옥!' 샤워하고 들어가길!!

자기 스스로는 다 깨끗하다고 생각하겠지만, 타인과 함께 이용한단 이유만으로도 샤워를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땡글이와 똥희를 따라 다양한 사람들과 다양한 탕을 만난다.

아무렇게나 그린듯한.. 마치 낙서같은 삽화를 보고, 아이들의 대화를 듣고..

탕나라 여행을 하고있으니 나 자신도 따끈한 탕속에 들어간듯하다.

탕나라엔 다양한 모습들이 존재한다.

몸에 '그림'을 그려 스스로 외로워지는 사람..

지렁이같은 때를 박박~ 밀어대는 사람..

정신차릴 수 없을만큼 수다를 떨어대는 사람들..

수영복을 안 입어도 되는 편리함에 행복한 냉탕까지..

 

이야기를 다 읽고나면, '탕나라'제작기와 게임들이 나를 반긴다.

처음 노트를 하나 곁들여 내게 도착한 이 책을 보고 그림책이라면서 "봐도 돼요?" 물었던 내 큰딸..

그애와 게임을 해봐야겠다..^^

풍부한 그림으로 인해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책..

읽으면서 다양한 인간군상을 만날 수 있는 책..

필독서까지는 아니어도 한번쯤 만나봐도 좋을 책이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하나더!

때를 밀면서 시원함을 느낀다는 부분에 대해..

때를 미는 행위가 피부건조증을 악화시킨단걸 어떤 방식으로든 언급했더라면 어땠을까?

이 책을 읽고있노라면, 때를 밀면서  시원함을 느끼고, 마음의 짐을 더는듯한..

'때밀기'를 권장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물론, 이것이 어쩌면 아토피로 인해 고생했던 나의 지나친 반응일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많은 독자들이 읽을 책에서 이런느낌을 받는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여러 독자분들!

때 밀지 맙시다!!

묵은 각질은 샤워만으로 떨어져나간다고 합니다..

여러분이 미는 때는 더러운 때가 아닌 새로 생성된 건강한 피부세포란 사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수기(soogi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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