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너비 재키
티나 산티 플래허니 지음 | 이은선 옮김
웅진윙스
"매혹적이지만 천박하지 않고 똑똑하지만 위협적이지 않은 재키와 오드리가 전 세계에서 가장 닮고 싶은 여성으로 꼽히는 한, 가슴이 작고 옷차림이 단정한 여학생들도 기죽지 않고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지 않을까." -레티 코틴 포그레빈, <미즈 매거진>창간인이 한 말이다.
표지에는 힐러리와 미셸 오바마의 멘토였다고 나오는 재클린 케네디. 난 그녀에 대해서는 요근래 알아서 생소한 인물이다. 케네디는 유명해서 어느정도 알고는 있었지만 그의 부인 재키에 관한 것은 아는 바가 없었다.
그런데 이 책과 더불어 요새 몇몇 책에 등장해서 그녀에 관한 이야기들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그녀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된 책을 본 뒤에 이 책을 보아서 그런지 약간은 혼란스러웠다.
이 책은 그녀에 관해 긍정적인 부분만 나오는 터라 객관적인 시각을 읽기가 힘들다. 인물전의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약간 그녀를 우상시한 부분이 있다. 게다가 엮은이가 평소 재키의 팬이었기 때문에 주관적인 시각이 많이 들어있다.
'행복은 따뜻한 마음속에 있다'라는 책에서는 재키가 옷값이 부족하여 외상으로 하거나 지불하지 못한 경우도 있었으며 케네디는 회계 전문가를 동원하여 아내의 낭비를 감시했다고 한다. 그녀가 사들인 것으로 상점을 하나 차려도 전혀 모자랄 것이 없을 정도였는데 한번은 돈을 너무 써버린 탓에 호텔직원들에게 7백 달러의 팁을 주겠다고 약속해놓고는 돈이 없어 도망치듯 호텔을 떠났다는 부분이 언급된다.
그럼에도 그녀는 공식 석상에서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옷을 많이 사서 옷장을 가득 채우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정장 한 벌, 소매가 달린 검고 예쁜 드레스 한 벌, 짧은 이브닝 드레스 한 벌이면 충분해요."
그녀에 낭비벽에 대해 부정적으로 언급된 부분은 '기적의 양피지 캅베드'에도 살짝 나타난다. 이 책은 픽션가미계발서이지만 사실도 어느정도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워너비 재키'에는 그녀에 대해 부정적인 부분이 없다. 이 책에서 재키의 인생을 통해 배울 수 있는 여러 교훈 중 하나는 자신의 소신을 굳게 믿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나와있다.
재키의 어린 시절은 불우했다. 바람둥이 아버지와 냉정하고 차가운 어머니. 부모님의 이혼과 어머니의 재혼같이 평탄지 않은 가정생활을 하면서 외롭게 자랐다. 그런 그녀는 외로움을 승마로 달래었고 문학으로 달래었다고 한다.
그녀는 독서광이었는데 이 습관이 나중에 백악관을 새롭게 탄생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그녀는 바람둥이 케네디를 잡기 위해서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그래서 결국 소망대로 케네디와 결혼하게 된다. 원하는 것은 꼭 쥐고 만 그녀를 책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재키는 다른 사람들의 찬성 여부에 상관없이 내면의 목소리를 100퍼센트 신뢰한, 보기 드문 인물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자신을 돌아보며 스스로 해답을 찾아냈으며, 그 뒤에는 목표에 전념했다.'
그녀는 특히 가족의 사생활에 대한 언론취재를 금지 대상으로 삼았다. 재키는 골초였지만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사진으로 찍힌 적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그래도 그녀는 독서광답게 음악, 미술, 문학을 사랑했고 세련과는 거리가 먼 미국을 문화적으로 성숙할 수 있게 예술적으로 후원했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말에 흔들리지 마세요. 가장 믿을 만한 사람은 나 자신뿐입니다."라고 말하며 목표에 집중했다.
워낙 꼼꼼한 성격이라 머리맡에 항상 노란색 메모지를 두고 한밤중에라도 뭔가 생각이 떠오르면 해야 할 일 목록에 적어놓았다고 하는데 이 습관이 나와 비슷해 왠지 친숙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습관과 평소 책을 많이 읽어두었던 탓에 그녀는 132개나 되는 백악관을 예술의 전시장으로 복원시켰다.
지성에 대해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고전을 읽어야 합니다. 당신의 상상력과 가슴 깊숙이 숨어 있는 동경심을 자극하기 때문이죠. 상상력이 일단 잠에서 깨어나면 예전에는 꿈도 꾸지 못했던 길을 걸을 수 있게 되거든요." 이 말이 마음에 들었다.
이렇게 그녀가 지성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에는 냉정하고 차갑지만 그래도 교육을 철저히 시켰던 어머니의 몫도 있었다. 비록 그녀의 어머니는 여자의 교육은 좋은 남편감을 고르는 데 머무르는 것이었지만 말이다.
어쨌든 그녀는 어린 시절 철저하게 교육을 받았고 외국어도 여러개를 배워둔 터라 정치외교에서 미국 대통령 케네디 못지 않게 나라의 대표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한다.
그녀는 자라면서 배움에 목마르지 않을만큼 가정으로부터 후원을 받았기 때문에 그래도 행운아인 편이다. 물질적으로는 그리 궁핍하지 않은 생활을 했었고, 그 환경을 제대로 사용할 수 있었기 때문에 지금 이 책에서 기억하는 재키가 있을 수 있었다. 다만 불안정한 가정사가 문제라면 문제일 것이다.
그녀의 낭비벽이 어쨌든 문학과 예술을 사랑한 그녀의 모습은 좋았다. 게다가 자식들에게 사랑을 듬뿍 쏟았던 모습도 인상깊었다.
재키는 꿈의 별을 향해 손을 내밀었고 결국 그것을 손에 쥐었다. 나도 꿈을 꾸면 나만의 특별한 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재키의 사진들이 많이 들어있어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었고 정리도 깔끔하게 되어 있어 읽기에 매우 단정스럽게 읽을 수 있었다. 재키의 자서전이 아니라 그녀의 생각은 부분 부분 언급되지만 그래도 재키에 대해서 새로이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또 재키의 문학과 예술과 문화의 사랑이 험악한 백악관을 예술전시장으로 탈바꿈하면서 미국인들의 의식과 자부심을 고양시킨 것처럼 언제나 지성은 아름다움과 진리라는 생각이 든다.
그 진리를 나도 사랑할 줄 알아서 다행이며 앞으로 내 자신도 더 지성을 가꾸고 발전시켜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키아누(gosong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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