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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하트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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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비트
쇼지 유키야
한스미디어

내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니?'쇼지 유키야라 어디서 들어본 이름인데...' 그렇게 중얼거리며 기억을 떠올려 본다. 분명 어디선가 들은 이름인데, 기억의 회선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도통 생각이 나지 않는것이..책을 읽다 보면 생각날까 싶어 첫장을 펼쳐 얼마되지 않아 그 의문은 풀렸다.

항상 책을 읽기전에 살펴보는 작가란을 살펴본 덕택이었다. '아하! 도쿄밴드왜건' 그제사 그 때의 유쾌함이 내 기억속에서 고개를 내밀고 인사를 건넨다.

 내가 접했던 그의 첫번째 소설이 바로 <도쿄밴드왜건>이었다. 그때가 작년 8월경이었다. 그리고, 이번에 그의 다른 작품 <하트비트>를 만났다. 사실, 앞장 몇장만 읽어보고는 그의 소설이 맞나 싶어 고개를 갸웃거렸더랬다. <도쿄밴드왜건>과 이 작품은 분위기가 너무 달라, 작가의 이름이 아니었다면 같은 작가의 작품이란 사실을 몰랐을것 같단 생각이 든다.

 <도쿄밴드왜건>은 홈드라마와 같은 소설이었다. 단만극이나 홈드라마를 보는듯한 편안함을 안겨준 책, 유쾌함을 안겨준 책이었다. 굳이 공통점을 찾자면, 둘다 '미스터리'를 다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도쿄밴드왜건>에서의 미스터리는 일상에서 한번쯤 일어날법한 일들, 가령 '어느날 내 책장에 의문의 책이 들어 있다. 그 책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를 풀어내는 미스터리 정도라고나 할까? 따라서, 크게 스릴감이 있다거나, 박장대소하며 웃을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잔잔한 미소를 머금게 하는 유쾌하고 따뜻한 소설이었다고나 할까?

그래서, 이 책 <하트비트>를 펼치며, 그 기억을 떠올렸던 나로서는 작가의 변신(?)에 놀랄뿐이었다. 어쩌면 이건 작가의 변신이 아닌, 작가의 다재다능한 재능일지도 모르겠다. 작가란을 살펴보니 이 작가는 소년들을 주인공으로 한 어린시절의 향수가 느껴지는 판타지 혹은 청년들을 생생히 그린 청춘소설 작가로 주목받고 있다고 하는걸 보면.

책표지의 '내 심장 소리가 들리지 않니?' 라는 의미심장한 말을 무심코 넘겼는데, 책장을 덮고서는 '아!' 라는 소리가 절로 나온다. 얼핏보면 <식스센스>를 떠올리게 하는 이 소설의 반전은 읽는 나로 하여금 '우~와'를 연발케 했다. 그리고는 '좋아, 좋아'를 외치고 있는 나와 대면하다, 씨익 웃고 만다.

개인적으로 '반전'이 있는 소설을 참 좋아라 한다. 옮긴이 역시 책을 덮으면서 '이 책의 장르가 뭐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데, 나 역시 그랬다. 추리적인 기법이 뛰어난 미스터리 소설같기도 하고, 남녀간의 청춘소설같은 느낌까지 전해준다. 그런의미에서 옮긴이는 '미스터리의 틀을 빌린 청춘소설' 정도가 어울리지 않을까 하는데, 그 말에 공감하며 나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이 책 한마디로 '잼있다.', '흥미진진하다' '내 취향이다'. 간만에 대척을 건진것 같아 책을 덮으면서도 '우~와'를 연발하게 되는 나.

풋풋한 고등학교 시절부터 시작된 마음을 오랫동안 간직해온 주인공들이 10년 뒤에 겪는 이야기라고 해서 처음엔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저 작은 호기심만 있을뿐. 10년뒤에 그들에게는 무슨 일이 생길까? 결국 만나게 되는 건가 하는.

그런데 뜻밖에도 책한권에는 많은 내용이 들어 있었다. 마치 한편의 영화를 본 듯한 느낌이랄까. 실종이 된 '하라노이 오사무'에게는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는지 알아가는 과정도 흥미로웠고, 10년뒤 만나기로 했던 그 곳에 나타나지 않은 '야오' 에게는 어떤 일이 생긴건지. 그녀의 남편이라고 나타난 작자는 도대체 누군인건지를 알아가는 재미도 솔솔하다.

또한, 유리네집에 나타난다는 유령의 정체는 무엇인지. 등등 책에는 온갖 궁금한 요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 나타난다. 그 꼬리를 하나 잡아 당기면 또 다른 꼬리가 내 앞에서 살랑살랑 흔들어 되며 나를 유혹한다.

예전 <식스센스>를 봤을때의 신선한 충격이 내 몸을 감싼다. <식스센스>를 서너번 정도 보았더랬다. 처음에는 아무 생각없이 보다가, 중간 중간 나타나는 귀신에 손으로 얼굴을 가렸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그 반전의 내막을 알게 되었을때 또 다시 들여다본 영화는 이전과는 다른 느낌으로 내게 다가왔다. 별 의미없었던 대사나 장면들이 복선의 구실을 했으며 의미있는 뭔가를 내포하고 있었기에 '아!' 라는 감탄이 흘러나왔었는데, 이 책 역시 그랬다.

다만, 조금의 아쉬운 점이라면 구성이 산만하다는 거! 그래서 처음 읽을때는 이야기가 조금씩 헷갈리긴 했지만, 대체적으로는 즐겁게 읽었던 것 같다.

옮긴이 역시 마지막페이지까지 읽은 분들은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기를 권한다. '역시 뭘 아시는 분이시군요.'라는 동조와 함께 씨익 미소 한방 날려보낸다. 책을 덮은후 '아하!'라는 소리가 흘러나왔는가? 그렇다면 다시 처음부터 읽어보기를! 그러면 나처럼 이전에는 의미없게 흘려보낸 구절들을 되새기며 미소짓게 될 테니 말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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