떨림
고운기,권태현,권대웅
랜덤하우스코리아
설레였던 그 순간을 기억하며~!
'사랑'을 소재로 한 책들을 만날때면 첫사랑의 대상을 만나듯, 심장이 두근거린다. 그 두근거림은 내 몸을 감싸며, 행복한 떨림을 전해준다. <떨림>이란 책을 만났다. '뜨거운 가슴을 잃어버린 당신을 위한 스물네 편의 사랑이야기' 라는 부제가 내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 어느날 내가 느꼈을법한 그 느낌을 전해주며, 내 기억의 강에 넘실거리는 추억의 편린들을 건져올리는 나와 대면한다.
얼마전 <Love or Like>라는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일본소설이었지만, '사랑'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을 다루고 있어 <떨림>과 다르지만, 같은 책이 아닐까 싶다. 사랑의 감정, 떨림을 전해주는 교집합과, 장르나 문체, 구성방식들은 확연히 드러나는 차집합 사이에서, 그것들을 한데로 묶을 수 있는 것은 바로 '사랑'이라는 것이다.
<Love or Like> 에서 여섯빛깔의 사랑이야기를 읽으며, 짝사랑이나 첫사랑의 추억, 잃어버린 그 무언가에 대한것등등 많은 사랑을 들여다 보았다. 끌림, 좋아함, 사랑, 안타까움등의 감정들을 느끼며 책과 동화되어 갔는데, 이 책 <떨림>에서도 그러한 감정들을 느끼며 동화되어 간다.
<Love or Like>는 소설이기 때문인지, 읽으며 단편드라마를 보듯 '줄거리'가 기억되는 반면, <떨림>은 장면 하나하나를 사진으로 보듯 뇌리에 박혔다. 정호승의 '나의 첫키스'에서는 창안과 밖을 사이에 두고 멋쩍지만 아름다운 키스를 나누는 사진이, 김용택님의 '그여자'에서는 그 여자의 사진을 들여다 보는듯 했다. 뿐만 아니라, 그 순간의 떨림, 심장의 두근거림이 고스란히 전해져와 내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었다.
사실, <떨림>에 기재된 24편의 사랑이야기가 모두 그랬던 것은 아니다. 게중에는 그저 타인의 이야길 들으며 '아, 그런 추억이 계셨군요.' 라며 고개를 끄덕이는 수준에 머무르는 이야기도 있었지만, 눈을 빤짝이며 내 가슴을 애타웠던 이야기도 있었다는 것이다. 허구나 상상이 빚어낸 이야기가 아닌, 작가의 경험담이어서 일지도 모르겠다. 그랬기에 그 때의 그 느낌이 그대로 내 가슴에 들어와 숨을 내 뱉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떨림>은 설레임의 그 순간을 전해주는 책이다. 가냘픈 그 떨림이 내게 전해져와 내 심장은 콩콩 뛴다. 그렇지만, 이 떨림은 읽는이에 따라서, '그저 그런 이야기'가 될수도 있고, '가슴 아픈 추억'을 상기시킬수도 있고, '그땐 그랬지' 라며 가슴이 짠해올 수도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줄거리를 중심으로 하는-마치 한편의 영화를 보는듯한- 가슴짠한 소설이 워낙에 많기에 그런 책을 생각하며 읽는다면 '뭐야, 별거 없잖아.' 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잔향이 모래가는 사랑의 메세지를 듣고 싶다면, '나에게도 그런 떨림의 순간이 있었지' 라며 옛추억을 회상하고 싶으신분에게는 더 없이 멋진 책 <떨림>이 아닐까 싶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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