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팅컬처 - 거짓과 편법을 부추기는 문화(The Cheating Culture)
데이비드 캘러헌
서돌
언어학자 조지 라코프가 ‘엄격한 아버지 윤리’라고 부른 가치관이 있다. “우리는 각자 스스로를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혼자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은 뭔가 잘못된 게 틀림없다고 단정짓는다.” 저자는 “이런 엄격한 아버지 윤리는 건강한 도덕은 경쟁에서 비롯한다는 자유방임주의 개념과 조화를 이루며, 정부는 사회보장을 통해 사람들을 도와주어서는 안 된다는 확신을 뒷받침한다” 라고 말하고 있다.
솔직히 난 100% 이 윤리관을 가진 사람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떤 상황에 처한 사람을 보면 그 상황을 만든 그 당사자가 잘못한 것이라 생각했고, 동일한 윤리관을 나 자신에게도 들이밀어 뭔가를 해내지 못하면 나의 노력 부족임을 탓하곤 했다.
이런 태도가 내가 나의 삶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해가 되지는 않을 것은 분명하지만, 같은 잣대를 다른 사람에게 갖다 대고 그 사람의 노력 부족, 끊기 없음에 대해 야유를 보낸 적은 없는가 반성이 된다. 분명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고 난 후 난 내 가치관에 수정을 가해야만 했다.
치팅 컬처에서는 90%가 미국에서 행해진 거짓과 편법에 대한 수많은 예를 담고 있다. 회계법인과 기업 CEO가 연결된 걸작품인 거대 기업스캔들, 점수에 목맨 학생들과 학부모의 온갖 편법들, 제약회사의 부당한 실험들, 메달을 쟁취하기 위해 약물 남용도 마다하지 않는 운동 선수들...거대 부정 스캔들이라고 할 수 있는 이런 것들부터 남의 집 유선 훔쳐 쓰기, 인터넷에서 음악/영화 다운받기 등의 개인적이지만 약간은 그럴싸한 이유를 가진 스캔들까지...거의 400페이지에 가까운 페이지들이 이같은 부류의 상세한 예를 담아내고 있다. 그리고 이런 커다란 죄목을 붙일 수 있는 이런 파렴치한들에 대한 어떠한 따끔한 처벌도 없었다는 것에 대한 예도 함께 제시한다.
그냥 욕 한번 먹고 감옥 안가고 잘 나갈 때 빼돌려놓은 돈으로 희희 낙낙한 인생을 보내는 수많은 사람들이 나온다. 2004년도에 미국에서 발간된 책이 왜 이제 한국에서 번역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 당시의 내용이라 지금과 비교하면 변화가 있을지 모르겠으나, 뭐 그다지 달라진 것 없어 보인다.
왜 이러고들 살까~? 곰곰이 한번 생각해 본다. 저자는 개인의 자유와 물질적 행복을 중시하는 경향이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서라고, 나만 그런 게 아니다! 라는 안이한 사람들의 생각 때문이 기반이라고는 한다. 피 터지는 경쟁의 시장에 우리는 놓여 있는 것이고 사람들은 항상 불안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삶에 있어 가장 기본으로 필요한 의료, 육아, 주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재원과 힘은 오로지 정부만이 가지고 있다고 역설하면서 정부의 역할에 대해 침을 튀기며 얘기하고 있다.
엄격한 아버지 윤리로 무장한 내가 이 책을 읽으면서 배운 교훈은, 200% 노력해도 시작점부터 달라 다른 사람들처럼 생존하는 것 자체가 힘든 사람이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이다. 노력만으로 안될 수 있는 상황도 있으며, 그 당사자의 책임이다라고 치부해 버리기에는 복잡한 일들도 있을 수 있구나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 것이다. 책에서는 거짓과 편법이 만연하는 우리 사회를 개선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제시하고는 있으나, 개인적으로는 좀 회의적인 안들이다.
인류를 커버하는 거대 가치관들이 시대에 따라 탈바꿈을 해온 흐름이 있었으니. 이제 이와 같은 거짓과 편법으로 성공을 이루겠다는 그리고 그래도 괜찮다는 가치관은 사라지고 새롭고 건강한 세상사람들의 마인드로 채워진 가치관의 시대가 도래하기를 기다려본다. (너무 수동적인가? 나부터 바뀌어야겠지)
P.S. 이 책을 읽는 동안 ZeitGeist라는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다. 참 나.. 이건 또 뭔가~ 혹시 그러지 않았을까 하는 것에 대해 역시 그러면 그렇지 하게 되는 장면들을 접하게 된다. 충격적이다. 뭐 이 책에서 얘기한 거짓과 편법 정도야 커튼 뒤가 아닌 앞에 있는 사람들끼리 지지고 볶고 하는 소꿉장난의 수준이라고 봐야 하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P.S.2. 여러분들은 아는가? 허블망원경이라는 것의 존재를… 이눔이 그 동안 우주를 끊임없이 관찰한 성과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허허허… 이건 뭐.. ZeitGeist의 커튼 뒤 인물들이 하는 짓들이 하찮아 보일 정도이다.
우리는 지구에 살잖아. 지구는 태양계에 속해있지. 태양계가 셀 수 없이 모여서 은하계가 되고 은하계가 셀 수 없이 모여 있는 덩어리를 성운이라고 한다는군. 근데 이 성운들이 빛의 속도로 움직이다가 서로 부딪쳐서 눈 깜짝할 사이에 없어지는 것을 허블이가 찍었다네 글쎄. 우리는 지금 이러고 있다가도 바로 눈깜짝할 사이에 무의 상태가 될 수도 있는겨. 성운끼리 부딪치는데 뭐가 남겠는가~ 대단하지 않나? 지금 지구라는 행성에서 이렇게 아옹다옹 거리며 살아 있을 수 있는 것도 행운이지 않을까 싶다. (아~ 그렇다면 다른 성운 은하계에도 지구와 같은 별이 있지 않을까? 외계인의 귀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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