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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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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
로이 볼턴 | 강주헌 옮김
도서출판성우

미술은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미술가들은 남다른 감각을 소유한 감각적인 사람들이라고 생각했으며 그 감각도 후천적으로 얻어진 능력이기 보다는 선천적으로 타고난 재능이 더 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했다.  미술작품을 보고 느끼고 이해하며 즐기는 감각 또한 타고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소하게는 옷을 고르는 일까지도 그러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감각적이지 못하다.  나는 내가 예민하지 않다는 것을 어린 시절 일찍 알아차렸다.  같은 조건하에 같은 대상을 보면서 나의 느낌과는 깊이가 다른 무언가를 느끼는 사람들을 통해 타고난 재능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다.  그렇지만 나는 그들보다 더 많은 것을, 더 깊은 것을 느끼고 싶었다.  나는 그 희망을 책에서 찾기 시작하였고 내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되는 책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단순히 작품에서 받는 인상이나 느낌으로만 작품을 평가하고 이해할 때가 있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다.  작품을 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는 지식이 필요하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이것은 미술 영역에만 국한된 것은 아닐 것이다.  읽는 것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난해한 시가 작가나 전문가의 해설에 도움을 받으면 이해하기가 한결 쉬워지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작품과 작가, 그림과 화가에 대한 배경지식을 얼마나 알고 있느냐는 작품을 깊이 있게 감상하는데 꼭 필요하다고 느꼈다.  미술작품을 감상하는데 하나의 정답이 정하여 있는 것이 아니므로 내가 느끼는 방식으로 작품을 해석할 수도 있겠으나 그것만으로는 작품을 제대로 이해하였다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했다.  머리말에서 미술 감상에는 약간의 노고가 필요하다.  노고를 아끼지 않을수록 미술에서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 있는 법이다.p10 라고 한 저자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이 책 <150장의 명화로 읽는 그림의 역사>는 8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8개의 장은 미술사의 흐름에 따라 분류되어있어 그림의 변천사를 한 번에 확인할 수 있다.  각 장은 그 시대의 가장 유명한 화가와 그 화가의 대표적인 그림을 소개하면서 화가의 간략한 전기와 함께 그림의 내면세계에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림과 화가에 대한 설명은 길지 않은 분량이지만 꼭 필요한 내용만을 담고 있어서 궁금증이나 아쉬움을 느낄 겨를 없이 150장의 명화를 감상할 수 있다.  책에 담겨져 있는 명화 중 눈에 익은 그림도 이따금 발견할 수 있지만 4천년이란 세월의 무게에 걸맞은 방대한 양의 그림과 화가를 접할 수 있다.  그림에는 단지 미적인 아름다움만 담겨져 있는 것은 아니다.  그림에는 그 시대의 문화와 사상 그리고 감정이 담겨져 있다.  각 시대마다 변화되어 가는 문화와 사상, 감정이 그림에서 어떻게 나타나 있는지 살펴보는 것도 이 책을 흥미롭게 읽어가는 방법이라 여겨진다.  
 
이 책을 읽으며 지금까지 내가 알고 있는 미술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다.  내가 좋아하는 부분에만 심하게 치우쳐 있는 것이다.  책을 처음 받고 나서도 좋아하는 부분 주변만 맴돌았으니까.  이 책을 만난다면 150장의 명화와 함께 4천년이라는 세월까지 뛰어넘을 수 있다.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으로 누릴 수 있는 기쁨으로는 너무 커 분에 넘치는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하였다.  이 책을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는 기분 좋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이쁜처키(blueru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