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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수세식 똥 재래식 똥

윤중목 지음
미다스북스 2010.06.09펑점

사실 같은 유년의 기억이라고 해도 시대에 따라서 공감하는 것이 다르고 추억하는 것이 다르기에 작가의 어린시절 기억 속에서 나의 추억을 함께 공유하기란 조금 시대차이가 난다고나 할까요?
그러나 순수했던 그 시절의 소년으로 돌아가면 하나하나가 정겹고 행복했던 추억이 되는 것 같아요.
지금이야 다들 수세식, 그것도 앉아서 볼 일을 보지만 어린시절에는 쪼그려서 볼 일을 보기도 했죠.
특히나 방학 때 시골 할머니집에 가서 보게 되는 재래식 뒷간은 그야말로 엄청난 냄새와 비위생적인 외관, 들끓는 파리와 굼뱅이로 인해서 거의 패닉 상태에 빠져버리게 되는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 견디기 힘든 기억이지만 지나고 나면 그것도 아름다운 추억이 될 수 있는 것은 시간이 주는 마술 같아요.
다시는 그 시절로 갈 수 없기에 더욱 더 아련하게 느껴지는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하나씩 하나씩 떠오르면서 잠시나마 순수했던 소년으로 돌아가서 마음껏 뛰어놀고 행복을 만끽하게 해주는 것 같아요.
작가의 유년의 기억도 그렇고 모든 사람들의 유년의 기억은 어찌보면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추억들이 있는 곳 아닐까요.
물론 힘든 시절이었기에 결코 즐겁지만은 않았을테지만 아무 걱정없이 뛰어놀던 그 때가 무척 그리워지네요.
지금은 어쩌면 아이 하나를 키우며, 아이들의 유년시절을 만들어주고 있겠죠.
사실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추억보다 사진 속 이야기가 더 우리를 시간 여행을 떠나게 해주는 것 같아요.
개구장이 그 시절의 사진을 보면서 나만의 유년의 이야기를 다시 그려보는 건 어떨까요?
그 때 그 친구들은 지금쯤 무엇을 하고 있을지.
지나간 일기를 읽는 것처럼 유치하기도 하고 낯간지럽기도 한 우리들의 이야기.
그 속에 그동안 우리들이 잃어버린 소중한 기억들이 남아있었네요.
책 장을 하나 넘길 때마다 아스라이 피어나는 추억의 향기에 취해 보는 건 어떨까요.

[출처] [오늘의 책콩] 수세식 똥 재래식 똥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호야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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