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 넉넉한 이유는 그 속에 울창한 나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만약 나무들이 없었다면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도, 사계절 은은하게 자태를 뽐내며 피어나는 들꽃도, 다람쥐, 산새, 산토끼, 노루... 등등 산짐승들도 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우리들이 살고 있는 이 세상도 웬만큼만 비가 오게 되어도 엄청난 홍수피해를 입고 말 것입니다.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한다'는 격언이 있습니다. 인간의 근시안적인 사고를 빗대어 한 얘기일테지요. 나무보다는 숲을 바라보는 것이 훨씬 스케일이 커 보이고, 풍성한 모습으로 비춰지겠지만 나무와 나무가 잘 어우러져 자라야만 울창한 숲을 이루게 된다는 평범한 이치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한 그루의 나무를 심고 가꾸는 데 땀 흘리는 정성과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면 그 울창한 숲의 아름다움도 그 웅장한 자태도 존재할 수 없을 테이니까요.
오늘아침 20세기 프랑스가 낳은 위대한 작가 중의 한 사람인 <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은 사람'이란 책 한 권을 읽으면서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책은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실제로 프랑스 프로방스 지역에 거주하며 평생을 홀로 나무를 심으면서 살아왔던 늙은 양치기 <엘제아르 부피에>의 이야기를 적은 실화 소설입니다.
개인의 이기주의에서 벗어나 공동의 善을 위해 황무지 위에 묵묵히 나무를 심은, 그러나 어떠한 보상도 원하지 않는 고결한 인격을 가진 한 인간이 보여준 불굴의 도전정신과 우직한 행동이 암울한 환경 속에서도 어떠한 기적을 일구어내는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황폐한 대지 위에 끊임없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주인공은 단순히 나무만을 심는 사람이 아니라 희망을 심는 사람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오늘의 절망을 뛰어넘어 희망찬 모습으로 미래를 향해 최선을 다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작지만 진정한 영웅의 모습을 우리들은 이 책을 통해 만나볼 수 있는 것입니다.
단 한 사람의 열정과 노력으로 프로방스의 황무지가 울창한 숲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을 생생하고 감동적인 터치로 그려주며 우리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덥혀주고 있는 이 기적을 이룬 사람의 실제 이야기 '나무를 심은 사람'을 여러분들께 적극 추천하고 싶습니다.
※참고로 이 이야기는 애니메이션 영화로도 만들어져 1987년 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대상, 제2회 국제애니메이션 페스티발 대상, 제60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단편영화상을 받음으로써 이 감동적인 이야기가 전 세계에 알려지는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 주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나무를 심은 사람
(L'homme qui plantait des arbres)
by 프레데릭 백 Frederic Back
캐나다
1987년
시간: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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