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일주일안에피아노죽이게치는방법
출판사
에듀박스
피아노, 피아노.
초등학교 1학년때부터 3학년까지 만 2년을 배웠던 피아노,덕분에 내 피아노실력은 체르니 30번의 12번-딱 거기까지였다.엄마 앞에서 엉엉 울며 피아노는 이제 그만 배우고 싶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10년이 지나고 20대가 되었을 때, 난 다시 피아노가 무척이나 치고 싶어졌다.
교회에서 예쁜 동생이 코드에 맞춰 아름답게 반주를 하는 것을 들을 때면,학교에서 동아리 선배가 누군가의 노래에 맞춰 자유롭게 피아노를 치며 함께 노래할때면,내 속에서는 '나도 저렇게 피아노 치고 싶어'하는 마음이 몽글몽글 솟아올랐다.
하지만...코드에 맞춰 반주하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곳을 찾기가 쉽지 않았다.
대학시절의 어느 여름방학 때 피아노 학원에도 다시 다녀봤지만, 음대에 재학중이었던, 클래식 곡들을 기가막히게 잘 치시던 레슨선생님은 아쉽게도 코드를 갖고 자유자재로 연주하는 것에는 서툴렀다.
그리고 최근에 만나게 된 이 책, <누구나 일주일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제목부터가 솔깃했다. 책을 펴보니, 소설인지 피아노교본인지 헷갈리는 이 책.하지만 교본이 시작되기 전에 나오는 소설은, 그냥 소설이 아니었다.
짝사랑하는 그녀, 서은혜에게 피아노를 매개로 한 걸음씩 다가가는 주인공의 이야기에는 짝사랑을 하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감정(그중에서도 그/그녀의 손짓하나 말 한 마디가 얼마나 큰 의미와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는 지에 대한 묘사는 정말 대단하다^^)들이 절묘하게 표현되어 있다.
또한 주인공이 체르니 30번에 절망하다가 그의 친구 알비노를 통해 새로운 피아노의 세계로 입문하게 되는 이야기들은, 어린 시절 피아노학원에서 시달린 추억을 갖고 있는 많은 독자들이 크게 공감할만한 내용이다. 그리고 주인공을 따라, 서은혜가 되어 피아노를 기꺼이 배워보고 싶은 마음이 피어올랐다.
지금 우리 신혼집에는 피아노가 없다. 피아노가 있는 친정집에 가야하는데, 아직까진 내 머릿속에서만 음을 떠올리며 책상을 손가락으로 두드리며 연습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내게도 한줄기 따뜻한 빛이 비췄으니...바로 일명 동강! 동영상 강의였다. 책 속 <일주일 안에 죽이게 피아노 치는 방법>이란 교본 안에는 여러 가지 레슨과 함께 youcanpiano.com이란 사이트를 소개하고 있다. 여기에 들어가면 전지한씨가 직접 피아노를 연주하며 코드나 페달밟는 법 등등을 친절하게 알려주고 있어서, 피아노를 직접 쳐보기전에 미리 내용을 숙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그리고 여기에는 소설에는 나오지 않은, 주인공이 서은혜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담겨있으니 꼭 들어가보길 바란다.
책을 읽는 내내 마치 내가 서은혜가 된 느낌이 들었다. 그러다 내가 '서은혜'가 아닌 사실을 깨닫게 되면, 마치 저자 전지한씨가 서은혜란 실존인물을 사랑해서 이 소설을 쓴게 아닐까-싶은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소설같지 않은 소설, 누군가의 아름다움 연애편지를 몰래 들여다 본 것 같은 느낌. 책을 읽는 내내 내 마음은 행복했고, 두근두근했다.
이제 다시 피아노에 한 발짝 다가가면, 정말 '죽이게' 피아노를 잘 칠 것만같은 기대감이 드는,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 마법같은 책이라고 말하고 싶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노란지붕(realj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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