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답을 알고 있다
에모토 마사루
나무심는사람
┃물이 알려준 진실
물탱크 청소를 위해, 3시간 정도 단수라도 생기면 집안은 완전 멈춤 상태가 된다. 식사 후 남겨진 식기들은 덩그러니 싱크대 안쪽에 쌓여있고, 움직임을 최소화하기 위해 가만히 누워서 TV를 시청하거나 독서를 한다. 화장실이라도 가야할 일이 발생하면, 정말이지 괴롭기 짝이 없다. 고작 3시간, 길어야 5시간 정도 물이 안 나오는 것뿐인데, 무슨 오지탐험이냐?! 이런 순간을 맞이할 때야 비로소 물의 소중함을 느낀다. 그러나 인간이란 어찌 그리 쉽게 잊는지, 그것도 한 순간이고 다시 물이 나오면 소중함이고 뭐고 기억나지 않는다. 우리 주변에 물은 수도꼭지를 틀면 당연히 나오는 존재로 인식된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는 그 말이 크게 틀리지는 않는다. 그러나 그것이 얼마나 지속될지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이 책은 물의 소중함을 넘어 물이 가진 그 자체의 영험함이 주제로 다가왔다. 보통 물에 생명이 깃들어있다는 말은 들었지만 상징적인 의미로 생각했지, 과학적인 입장에서 생명을 가진 물에 대해 크게 생각해보지 않았다. 오히려 비과학적이라고 비판어린 시선을 던지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물과 생명이라, 물론 인간의 생명활동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 게 물이긴 하다. 그런 측에서 물은 생명이 맞다. 그러나 물, 그 자체가 가진 생명의 존재라고 한다면, 어떤 명확성이 느껴지지 않는 게 사실이다. 처음에 이 책을 볼 때 어떤 의미부여를 한다기보다는 이런 사람도 있구나하는 일련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입장에서 읽어보려 했었다. 독특하지만 의외로 보편적이라는 생각이라는 결론을 내딛게 된 건, 물의 결정 사진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책에 등장하는 다양한 물의 결정 사진은 신비로움을 너머 눈에 보이지 않는 세계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단순히 물에 대한 어떤 증명과 생명에 대한 찬사만을 다루고 있는 책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인간이 가진 의식과 그것에 부합하는 물체의 오묘한 조합을 과학적으로 나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 흔적이라고 여겨진다. 저자는 그 물체를 우리 몸의 70%를 차지하는 물에서 찾았다. 오~! 70%!다 나이가 들면서 줄어들기는 하지만, 그래봐야 50%는 넘는다고 한다. 실로 많은 물이 우리 몸 안에서, 한 인간이 생명을 유지하게끔 하는 비중 있는 조력자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스스로 물을 조금(아니 생각보다 크게) 평가절하한 감이 없지 않았나 싶다.
책에서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언어나 태도, 감정에 따른 물의 다양한 결정 뿐 아니라, 위에서도 언급했다시피 물의 교감이라고 판단했다. 교감이라, 정확히는 인간의 사념 등이 물에 미치는 영향이리라.
오염도 결국 인간의 의식이 만들어낸 것이다. 자신들만 풍요롭고 편리하게 살면 된다는 이기심이 요즘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환경오염을 만들고 있다. -104p
우리의 사념은 시시각각 세계에 영향을 미친다. 창조라는 이미지를 갖거나 말을 던지면 세계는 멋진 것을 창조해낸다. 세계를 향해 파괴의 에너지를 내보내면 우주를 파괴하는 행위를 돕는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다. -124p
이처럼 한순간 갖게 되는 의식이라도 그것이 모이고 쌓이게 되면, 부정적인 의식은 부패한 무언가를 낳게 되고, 긍정적인 의식은 창조를 바탕으로 한 희망과 기쁨을 줄 수 있다는 말이 아닐까. 어찌 보면 굉장히 단순하고 명료한 진리인데,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마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걸로 슬그머니 치부해버리는 버릇이, 우리 생활에 한 부분을 잠식하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저자는 그런 불합리한 모습을 물을 통해 엿보고 해결할 수 있지 않겠느냐하는 바람에서 물의 결정 연구를 시작했던 것 같다. 어느 정도 성과(실제 큰 성과였다)를 이루기도 했다.
때론 물이 어디서 흘러나와 어디로 갈까라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수도꼭지에서 나오는 물 말고, 산에서 흘러나오는 물이 최초의 태생은 어디일까. 저자는 우주의 물질이 아니겠는가라는 전제를 깔았는데, 굉장히 그럴 듯하다. 물의 순환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이다. 그런데 그 물이 최초로 어디서 왔느냐하는 질문의 답은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주의 운석이 지구로 떨어지면서 분해되는 과정 속에 H2O가 분리 배출된다는 것이다. 이건 의외라는 생각과 더불어 정말 그럴지도 라는 묘한 확신도 들었다. 그렇다면 우리 모두는 우주의 한 일부분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자각하게 되는 것이다.
있을 때 잘해라, 라는 말이 결코 헛말이 아니다. 물은 우리 생명활동에 가장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것에 반해, 그 중요성에 대한 인식은 약하다. 그와 더불어 한 잔의 물을 마실 때,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by. 오우디드(km2002kr@naver.com)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거짓말 (0) | 2008.07.14 |
---|---|
누구나 일주일안에 피아노 죽이게 치는 방법 (0) | 2008.07.14 |
반론의 기술 (0) | 2008.07.11 |
하악하악 (0) | 2008.07.11 |
무일푼 청춘 고물장수로 12억 벌기 (0) | 2008.07.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