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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아름다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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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거짓말
리사 엉거
비채

단, 30초만 달랐다면...

"네가 내 딸이냐?" 그녀의 모든 것을 거짓말로 바꿔버린 한 장의 메모!

처음 <아름다운 거짓말>이라는 제목을 접했을땐 웬지 감동적이면서도 따스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었다. 그러나, 이내 표지의 문구를 보며 "네가 내 딸이냐?"라는 것에 담긴 의미가 무엇일까 추론하고 있는 나와 대면하게 된다. 조금은 우습게도 "네가 내 딸이냐?"라는 문구는 흡사 공포영화에서도 자주 나올듯한 "내가 니 엄마로 보이니?"라는 말을 연상시켰다. 한장의 메모로 들어난 진실! 도대체 그녀에겐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한편의 영화를 본듯한 기분이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글의 구성 탓일지도 모르겠다. 처음 시작은 그녀가 알지 못했던 그녀의 엄마에 대한 이야기가 실려 있다. 그리고, 마지막 내용과 연결되는 긴장감이 넘치는 그녀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페이지 색깔이 달라 앞부분에 실린 이야기가 그녀의 이야기가 아닌, 그녀 엄마의 이야기라는 것을 알수 있었다는 거. 사실, 조금 헷갈린 부분이기도 했으며, 웬지 글을 풀어가는 서술방법이 조금은 지겹다 느껴지기도 했던 것 같다. 그러다, 30초만 달랐어도 진실을 모른채 살아갔을 그녀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되면서 그 지루함은 긴장감과 궁금함으로 바뀌었다.

<인순이는 예쁘다>라는 드라마가 있다. 그 드라마 속 인순이는 고등학교때 실수로 살인을 저질러 감옥에 갔다 왔다. 그런 그가 어느날 지하철에서 사람을 구하게 된다. 언론에서는 선의의 지하철녀라고 떠들어 된다. 그렇게 인순이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게 된다. 이 책의 주인공 리들리 역시 어느날 위험에 처한 꼬마를 구하게 된다. 그 사진은 기사화되고 언론에서 며칠간 주목받게 된다. 인순이처럼 방송에 직접 출연하지는 않아도 길거리를 지나가면 '어디서 봤더라'며 한번쯤 고개를 돌리며 알아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게 아니였다. 자신의 얼굴을 보고, 누군가 우편을 보낸 것이다. "네가 내 딸이냐?"라는 의미심장한 문구와 함께 들어있던 한장의 사진, 그리고 전화번호.

그녀는 갈등에 휩싸이게 된다. 그러면 자신은 누구인걸까? 그리고 그때 알게된 제이크와 함께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가 위해 그 사건속으로 점점 더 들어가게 된다. 그리고 하나 둘 밝혀지는 사실들. '구제 프로젝트'라는 일종의 자선단체 속에 숨어있는 내막과 리들리의 정체, 실종된 아이들과 맥스삼촌에 얽힌 진실들이 하나 둘 밝혀지면서 점점 더 긴장감이 들었던 것 같다.

사건에 빠져들수록 하나 둘 진실이라 믿었던 것의 허물이 벗겨지며 들어난 진실에 대면할수록 더욱 더 빠져들었던 작품이다. 뒷편에 부록처럼 실린 '모중석 미니 인터뷰'에서 '긴장감만큼 진실이 충만한 작품'이라는 해외서평 제목이 너무나 가슴에 와닿았던..

처음 서술부분이 조금은 지루하게 느껴지는 점, 그리고 책속의 내용이 어딘가에서 조금은 접해보았던것 같은 느낌 (왜 이런 소재-출생에 얽힌 비밀-는 영화, 드라마, 책에서도 많지 않은가? ^^; 단지 그것을 어떻게 양념하고 버무리느냐에 따라 그 느낌이 달라지는...)이 든 점 외에는 스릴있게 읽었던 작품이다. 특히 그녀, 그리고 나역시 믿었던 제이크가 초반 거짓말을 너무 많이 하고 자꾸만 이상한 일에 얽히는 점에서는 나역시 그의 정체가 궁금했고, 자꾸만 들어나는 진실과 대면할때는 웬지 주변사람들을 믿으면 안되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떤 것이 진실이고 거짓인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그때의 나는 어느새 리들리가 되어 있었으므로.

'이 일에서 악인은 아무도 없다. 정말 그렇다. 생각해보면 이 세상에 진정한 악인은 없다. 소설에서나 증류된 선과 악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인생에는 좋고 나쁜 선택만이 있다. 가끔은 선택마저도 그 결과로만 평가되기도 한다. 또 가끔은 그렇지 않을때도 있다.'-p451中

모든 진실을 알았을때,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무엇보다 인생에는 좋고 나쁜 선택만이 있다는 그 말이 가슴에 남는다. 그녀의 후속작으로 <Silver of Truth> 라는 작품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아직, 한국에는 번역되지 않은 모양이다. 그녀의 후속작도 기다려진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별이(rubiya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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