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밖의 이솝우화
트이로프 지음 | 김정우 옮김
스마트비즈니스
세상의 일이란 것이 사람의 감정이나 본성만큼 다양해 하나의 이야기를 듣더라도 얻는 교훈이 달라지는 일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어린 시절 보았던 동화나 만화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보는 움직임도 크게 주목받지는 못했으나, 의외의 일이라는 신선한 반응 등이 잠시 일정도로 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했었다. 이번에는 이솝우화다. 뜻밖이라는 말을 넣었을테니 그동안 알고 있던 이솝우화와는 얼마나 다른지 초점을 맞추고 읽어나갔다.
나의 시작이 문제였다. 분석적으로 읽다보니, 조금 억지스러운 교훈에 마음이 통 가지 않는 것이다. 얼마 전에 읽은 이솝우화랑 비교하게 되어 그랬을 수도 있다. 생각을 바꾸어 읽히는 대로 읽으니 책의 내용에 집중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 그때부터 책의 내용에 대한 저자의 이야기가 들려오기 시작했다.
저자는 엉뚱한 이력만큼이나 세상을 보는 시각이 뭐랄까...비뚤어진 느낌이랄까. 세상을 비딱하게 보는 사람의 시선은 어느 때에는 핵심을 찌르듯 날카로운 때가 있는데 이 책의 내용이 그런 느낌을 가져다주었다.
제발 좀 몇 번 해봐서 안 되면, 다시 하지 마라 (여우와 신포도)
민주주의란 그래서 참 복잡하다. 그 나물에 그 밥이다. 그래도 할 수 있다면 농약
을 치지 않은 유기농 나물과 밥을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동물들의 민주주의)
할 수 있는 자는 굳이 할 필요가 없다 (거북이와 토끼)
친구란 아직 본색을 드러내지 않은 적이 따름이다 (사자와 승냥이와 여우)
사랑과 다이아몬드는 더러운 흙에 섞여서 나온다 (같은 날 죽고 싶은 노부부)
이 책을 옮긴 로버트 짐러의 해명은 어른에게나 혹은 아이들에게도 약이 될지 모른다는 생각에 출판을 하게 되었다는데, 어른들처럼 세상살이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이들에게는 모르겠으나, 아이들에게만은 ‘뜻밖의 이솝우화’가 아닌 ‘이솝우화’를 권하는 것이 좋으리라 생각한다. 아직 세상살이가 시작 되지 않은 때묻지 않은 아이들에게 읽히기에는 저자의 냉혹한 시선이 영향을 미칠까 우려되기 때문이다. 기존의 이솝우화에서 세상살이의 지혜를 얻었다고 한다면, 이 책에서는 그동안 애써 부정해왔던 인간살이에 대한 면목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었다고나 할까. 재미로만 읽기에는 그 안에 담긴 내용이 사뭇 심각하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책사랑(kongkongi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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