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더버그 클럽
다니엘 에스툴린 지음 | 김수진 옮김
랜덤하우스코리아
인상깊은 구절
"우리가 하는 일은 사람들이 원하는 걸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제공하기로 결정하는 걸 제공하는 것이다."
순진하고(?) 무지한 나같은 사람이 읽기에 경악 그 자체이고 놀라움의 연속이다. 말로만 듣던 그림자 정부...
세계가 정치, 경제와 문화까지 거대자본과 보이지 않는 음모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는 막연한 설은 다니엘 에스톨린이라는 기자에 의해 16년간 파헤쳐져 [빌더버그 클럽]이란 존재로 완전히 실체를 드러냈다. 이 논픽션같은 픽션은 그 어떤 영화보다 스릴있고 그 어떤 첩보물보다 순간순간 손에 땀을 쥐게 만들며 책장을 넘기게 하는 힘이 있다.
나같이 평범한 사람이 이 책에 나열된 셀 수도 없이 수많은 각국의 실세들과 단체들을 기억하거나 설명해내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작가는 정확한 주제의식을 전달하는 것에는 완벽하게 성공했다.
네덜랜드의 빌더버그에 위치한 한 호텔에서 열리는 이 회의는 전 세계를 대표하는 은행가, 기업가, 정치가, 국제기구 운영자, 언론사주 등이 모여 "전 인류의 노예화"라는 계획아래 치밀하고도 악랄한 음모들을 만들어낸다. 1954년부터 진행된 이 회의가 얼마전에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을 보면 철저한 비공개 회의로 진행되며 철통보안이었음을 알 수 있고 작가의 경험과 밝혀낸 사실들을 근거로 이 비밀회의를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을까...짐작이 된다.
빌더버그 클럽은 더이상 국가라는 개념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고 범세계적인 차원의 자신들이 추구하는 가치를 내세우며 통합된 세계정부의 목적 아래 전술적 강화와 대중의 무지를 조장해 나간다. 굴지의 언론사들을 장악하여 눈과 귀를 멀게 하고 일반 대중이 세계의 주인들인 자신들이 추진하는 신세계를 향한 계획들을 알아차리지 못하도록 전 세계를 통제해 나간다.
우리들이 익히 알고 있는 클린턴, 부시 등 미국의 대통령들을 손바닥 안에서 가지고 놀며, 빌더버그 클럽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찍힌 인사와 국가는 가차없이 내쳐지는-실제로 대처는 정권에서 물러나야만 했고, 우리에게도 제법 유명한 총리들은 암살 당했다- 끝도 없는 권력과 자본으로 정치권을 움직여 나간다. 뿐만 아니라 테러조작과 인류의 정서불안 유도, 유가조작, 금융위기 고조 등의 방법으로 결국엔 미래마저 불안한 사람들로 하여금 범죄, 전쟁, 기근, 고아, 마약 등을 막고 모든 사람들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사회를 보장해줄, 빌더버그 클럽이 내세우는 신세계의 질서를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어 나가게 만들어 가는 것이다.
저자의 안타까운 외침은 빌더버그 클럽이 만들어 나가는 신세계의 조화와 보장이 인간의 자유와 인권, 자유로운 사고와 존재 자체를 갉아먹을 수있다는 것이다. 이 책에 제시된 자료들은 수년간 연구의 결과물이자 정보원들에게서 얻은 문서들이다. 인류 앞에 놓인 무시무시한 미래를 담고 있는 증거들을 확보하기 위해 목숨까지 걸고, 실제로 잃기도 했던, 그것들은 인류를 노예로 만들고 말, 신세계의 질서로 알려진 독재를 위한 서곡과 차곡차곡 쌓아올린 시나리오들이었다. 세계의 3대 지배집단으로 지목한 빌더버그 클럽, 미국외교협회, 록펠러 가문에 의해 후원을 받는 삼각위원회는 중복된 가입인물들로 구성되어 있고 대등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셋 다 내게는 너무 생소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들이 같은 목적을 추구하며 막강 세력을 휘두르며 세계 정복 야욕을 품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미국이 유전확보를 위해 이라크 전쟁을 일으켰다는, 그래서 9.11테러도 미국의 주도 아래 자행되었다는 설은 익히 들었지만 솔직히 그것이 믿어졌으니...누가 진정으로 이 세상을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이 이 책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지막 4장의 "현금없는 사회를 향하여" 부분은 빌더버그클럽의 전세계 노예화 목적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사람들에게 손목이나 이마에 번호가 부여되고 모든 상품들도 디지털 방식으로 번호가 부여되는 세상이 그들이 꿈꾸는 시대다. 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사라지고 상품구매서부터 모든것이 통제된다. 실제로 1980년부터는 인간에게 마이크로칩 이식여부가 기사화되었다고 한다.
내가 정말 놀란 것은 왜 다른 사람들은 이걸 위험하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하는 것.
무슨 일에 대해 안다는 것은 곧 책임감과 더불어 분명한 대답을 요구하는 행위이기 때문일까? (저자의 글 중)
저자는 생명의 위협을 받으며 파헤친 빌더버그 클럽을 흥분되지 않게, 요란하지도 않게 사실적으로 설명한다. 심각한 상황들을 글로 썼지만 결코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행동해야 한다고. 빌더버그 클럽이 조장해 나가는 신세계의 질서로부터 벗어나라고. 자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한다. 이미 인류의 저항으로 전세계의 노예화라는 빌더버그 클럽의 계획은 어긋나고 있으며 최근들어서는 공개되고 언론에 유출되면서 그들이 당황하고 있다고 한다. 인류역사상 가장 부유하고 지능적인 자들에 의한 음모를 막고 인간의 존업성과 문화의 다양성을 지켜 나가자고, 그것은 목숨을 걸고 투쟁할 가치가 있다고. 강력하게 주장한다.
저자가 들으면 힘 빠지고 좀 미안한 얘기지만 동의는 하고 마음으로 응원을 할 뿐 대처할 능력도 대안도 없다. 힘없는 인류에겐.
알고 있는 누군가가 해주길...그런 비겁한 생각도 든다. 눈앞에 있는 문제들을 해결하기에 급급한 사람들에겐 정의 보다 더 중요한 가치들이 너무 많다. 노예가 되기 싫은 한 사람으로 방대한 양과 인물, 지명, 기구명칭에 가끔 머리가 아팠지만 나도 모르게 고조되는 위기의식으로 지루한 겨를이 없이 읽었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삐리리(tazzo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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