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쇼
2년 전인가, 조지 클루니 감독의 영화 <굿나잇 굿럭>을 아주 인상깊고 재미있게 봤었다. 그 영화의 주인공은 앵커 에드워드 머로라는 인물로 사회정의와 언론의 자유를 위해 부르짖은 그의 공로는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에게 회자되고 있고 매우 존경받고 있는 사람 중의 하나라고 한다. 그는 라디오쇼 〈내가 믿는 이것〉이라는 코너를 통해 보통 사람, 유명한 사람 할 것 없이 자신의 의견과 믿음, 신념들을 발표할 수 있도록 했는데 바로 그 사람들이 찾아낸 인생 속의 진리와 믿음에 관한 짧은 글을 책으로 엮었다고 한다. 그 코너는 <라디오쇼-세상을 지킨 작은 믿음의 소리>로 부활되었고 예전의 글에 현재의 글을 더해서 이 책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책 소개부터 한 이유는 뭣도 모르고 그냥 읽기 시작했다가 이게 뭐지, 하고 다시 돌아갔었던 내 경험때문이었다.
천만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을 것들이 있다고 한다. 사랑, 용기, 정의, 신앙...그리고 영혼의 이야기들...그런데 이 말들은 매우 추상적이면서도 여기저기서 남발해온 것들이어서 책 소개를 보면서도 애매모호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보면 유명인사뿐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과 각자 아프고 기쁜 삶과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찾아낸 사랑, 용기, 정의, 신앙 등 각자의 영혼의 이야기를 그 단어 속에 한정짓기에는 좀 미안해진다. 내가 인간이 덜 되어서 그런지 세상을 무작정 아름답게 보고, 믿을만하다고 보는 이야기들엔 사실 관심도 없고 감흥도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믿음과 신념에 관한 이야기들이 끝도 없이 이어져서 사실 좀 불편하기까지 했는데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내 마음에 정화가 일어난다. 구타와 학대 속에서 자란 아이를 입양한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랑을 믿고, 사랑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믿는다고 말하는 사람이나 '나는 태양을 믿습니다...' 라고 시작하며 다소 엉뚱하거나 귀여운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이나 왠지 나도 모르는 행복을 찾아낸 사람들처럼 보여서 부러워졌다. 큰 사건과 감동적인 일들이 터져야만 마음이 움직이고 감사하고, 믿음이 생기는 것이 아니라 소소한 일상에서 자신이 발을 딛고 서 있는 환경 속에서 일구어낸 행복이 믿음으로까지 승화된 이야기들을 읽으며 유명한 철학자들보다, 그 어떤 영웅보다도 그들이 진정한 이 세상을 움직이는 주인공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일들은 계속해서 일어나고 있고, 내가 바라보고 믿는 것이 진짜라는 진리는 상대적이지 않다.
책은 크게 인간과 정의. 행동의 힘, 나 자신, 가족의 사랑, 신성함, 영혼의 불멸 등 7개의 파트로 나뉘어 믿음의 목소리를 실었는데 평범한 사람들이 써낸 비범한 내용의 글에는 우리가 놓치고 살아가고 있는 많은 것들이 담겨 있다.
나는 내 어떤 믿음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까...생각해 보게 만든다.
[출처] [오늘의책콩]라디오쇼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삐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