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런던나비

사용자 삽입 이미지













런던 나비 - 여행 작가 정숙영의 초정밀 런던 가이드
정숙영
그리고책



요즘은 여행에 관련된 가이드 북 혹은 에세이가 많다 보니 여행을 막상 준비하려고 할 때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 나는 주로 한도시에 죽치고 있는 것을 좋아하는지라 한 나라에 대한 가이드보다는 주로 도시를 공략한 책을 선호하는 편이다. 빵이나 카페 혹은 미술관처럼 그 나라의 특정 테마만을 주제로 한 에세이도 좋고 관광객으로서가 아니라 그 도시의 주민으로서 사소한 일상을 기록한 에세이집도 좋다.

런던. 내가 좋아하는 도시 중 하나이다. 날씨도 안좋고 물가도 비싸고 음식도 별로지만 나에겐 매력덩어리의 도시이다. 첫인상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15년전 처음으로 런던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우물 안 개구리였던 나에게 많은 것을 가르쳐 준 곳이다. 그래서인지 런던이란 곳은 나에게 그 회색빛의 우울함마저도 감싸안고 싶은 도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 책은 가이드북이다. 나비처럼 가볍게 떠나고 싶은 자유여행자를 위한 내비게이션이라고 되어있다. 이런 가이드북의 생명은 갈수록 빠르게 변하는 정보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1판1쇄로 2008년 3월10일로 날짜가 되어있다. 언제부터 이 책을 준비했는지 모르겠지만 처음부터 잘못된 정보가 눈에 들어왔다. 책에는 BA가 한국에서 런던까지 직항편을 운항한다고 되어있지만 사실이 아니다. 이러한 정보의 부정확성이 눈에 띄면서부터는 사실 가이드북으로서의 신뢰가 조금씩 무너져버리게 된다. 그래서 여행 안내서라는게 보기에는 쉬운것 같지만 그리 만만하게 볼 것이 아니다. 하지만 런던이라는 나라는 유럽의 다른 나라들처럼 대체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는 오래된 것들이다.  즉 이런 장소만큼은 가이드북을 신뢰해도 좋다는 말이다. 물론 입장료는 시간이 지나면서 오르는게 당연지사다.

초정밀 런던 가이드라는 수식어답게 이 책은 컬러풀한 사진들이 우리의 방랑벽을 부추기며 가야할 곳의 리스트를 끊임없이 추가하게 만든다. 가장 맘에 들었던 부분은 갤러리와 미술관에 대해 소개할 때, 비교적 자세한 맛보기를 보여줌으로써 어느 곳을 선택해야할 지 조금은 수월하게 해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각 거리나 공원을 손으로 그린 지도로 포인트만 잡아 소개해주는 부분 역시 걸어다니는 뚜벅이 관광객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지침서가 된다.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

" 이 책을 들고 여행하는 분들이 제가 런던에서 느꼈던 그 알쏭달쏭하고 은근한 매력을 고스란히 느끼게 된다면 무척 기쁠 것 같습니다. 런던의 박물관들이 얼마나 대단한 공간인지, 런던이 얼마나 쇼핑하기 좋은 도시인지, 소호의 노천카페에서 마시는 커피 한잔이 얼마나 여유와 평안을 가져다주는지, 그리고 해 저물녘에 템스 강을 걷노라면 얼마나 즐거운지 말입니다 "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나에게 여행은 가르침이다. 교과서에서만 보던 예술작품을 보는 순간에도, 예쁜 찻주전자를 발견하고 살까 말까 망설이는 순간에도, 매서운 바람에 옷깃을 여미며 걸음을 빨리하는 순간에도, 따뜻한 얼그레이 한잔과 스콘에 발린 쨈에 입맛다시며 행복을 느끼는 그 순간에도 나는 배우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그녀만의 런던을 느낄 수 있는 수필집 한권을 기대해본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 - 오즈(flyoz)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일푼 청춘 고물장수로 12억 벌기  (0) 2008.07.11
에덴의 악녀  (0) 2008.07.11
업무의 신 기본  (0) 2008.07.08
그림으로 30억을 번 미술투자의 귀신들  (0) 2008.07.08
천천히 그리고 또 천천히..슬로모션  (0) 2008.07.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