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의 재판에 대한 세세한 기록.
예로부터 자신의 뜻을 굽히지 않고 외골수를 고집하는 사람들은 꺾이기 마련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었다. 엄격했던 유교사회에서야 그런 대쪽 같은 태도들이 성인군자의 도리요 덕이라 할 수 있겠으나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그런 사람들은 현실에 적응하지 못하는 방황자일 뿐이다. 내가 책을 읽으며 느낀 마사는 이런 사람이다. 솔직히 그녀의 눈부신 성공들을 보고도 그녀를 사회부적응자라고 말하는 것을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지만 그녀의 자만신과 우월감은 그녀를 위기에 빠트리고 힘들게 했다. 재기에 성공한 그녀가 무엇을 느끼고 얻었는지 그리고 그녀의 삶에 대해 알고 싶어 이 책을 선택했다. 하지만 책을 읽고 나니 많이 아쉬웠다.
우선 나는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마사의 출생부터 성장해온 모습 그리고 큰 시련이었던 감옥수감생활과 성공적인 재기까지의 모든 상황을 한 눈에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그것은 나의 소망일 뿐 이 책은 일종의 재판일지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티비만 켜면 볼 수 있는 "그것이 알고 싶다."나 "추적 60분." 혹은 "형사."와 같은 프로그램들은 5부작 다큐멘터리로 보는 기분이었다. 책들은 온통 마사가 어떤 일로 인해 재판을 받게 되고 그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과의 충돌이 있었으며 그녀가 어떻게 행동했는지를 쉴 새 없이 설명하고 있다. 이 글을 쓴 사람이 어쩌면 이리 상세하게 알고 있을까 신기할 정도로 너무도 세세하게 표현된 글을 읽고 이것이 픽션인지 실제인지의 여부마저 흐릿해졌다. 그리고 일부러 길게 늘어 쓰려 노력한 흔적이 역력하여 앞에서 읽었던 이야기들을 또 읽어야 할 때는 조금 짜증스러웠다.
책을 읽으면서 너무도 확실히 알 수 있게 된 사실은 마사가 그녀의 재산 중 얼마 되지도 않는 주식을 매각하려했고 이것이 내부자거래에 의한 불법적 행동이라 판단한 정부가 그녀를 처형의 본보기로 삼고자했다는 것이다. 어떠한 증거도 발견되지 않았지만 마사는 결국 그녀의 위압적이고 당당한 태도와 생각지도 않았던 행동들로 인해 어떻게든 벌을 부여받게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그녀는 그 죗값을 잘 치렀고 성공적으로 재기했다. 이 정도로 요약하면 될 것 같다. 이 과정의 이야기들을 이 책은 400쪽이 좀 안 되는 분량으로 설명하는 것이다. 원서의 제목을 보니 [마사. 재판에서. 감옥 안에서. 그리고 컴백]인 것 같은데 제목을 이렇게 바꾸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그럼 이 책은 마사의 재판과정과 수감생활을 알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올바른 구매를 도울 수 있을 것이다.
by 북카페 책과 콩나무-다람쥐(saids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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