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서평]

무한 공간의 왕


무한 공간의 왕

시오반 로버츠 지음 | 안재권 옮김
승산 2009.10.20
펑점

무한 공간의 왕


공부를 잘 하던 우등생은 아니었다. 특히 수학과 절대적으로 친하지 않았던 학생이었다. 미, 적분의 말만 들어도 고개를 저었고 덕분에 학창 시절 수학점수는 항상 좋지 못했다. 설마 그러한 것들이 콤플렉스가 되리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수학에 관심이 생긴다. 물론 그 이유는 우주를 비롯한 과학 때문이다. 요즘은 부쩍 과학이라는 학문에 관심이 많아 졌는데 이것이 수학과 아주 밀접한 아니 수학과 과학은 떨어질 수 없는 사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수학에 관심을 가지게 되던 중 만난 책이 무한 공간의 왕 도널드 콕세터 평전이다.


기하학은 먼 옛날 이집트 사람들이 나일강의 홍수 이후 비옥해 지는 토지를 적절하게 분배하기 위해서 연구하던 중 발전한 것이 기하학의 기원이다. 기하학은 Geometry라고 하며 goe-는 토지를 나타내면 metry는 측량을 이야기 한다. 이후 그리스로 넘어간 기하학은 탈레스와 피타고라스를 통해 더욱 발전하게 된다. 또한 초등기하학 즉 유클리드기하학으로 불리는 유클리드에 의해 기하학은 비약적으로 발전한다.


기하학은 20세기가 되기까지 수학계에서는 소외받은 분야였다. 도형과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기하학보다는 공식과 기호로 말하는 수학이 더욱 각광을 받았던 것이다. 하지만 기하학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쓰임을 받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위대한 인물들인 피타고라스, 플라톤, 유클리드, 아르키메데스, 아이작 뉴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모두 기하학자 이거나 과학과 기하학을 접목한 이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이 많은 수학자들에게 외면을 당할 때에 아니오를 외치면 일생을 기하학에 몸을 던지 영국 출신의 캐나다 수학자가 바로 도널드 콕세터이다.


무한 공간의 왕은 도널드 콕세터의 업적을 기억하기 위해서 저널리스트인 시오반 로버츠가 쓴 책이다. 사실 기하학 자체가 조금 어렵고 난해한 부분이 있고 도널드 콕세터의 이론도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전공자 이상의 수학 관련 종사자가 아니면 도널드 콕세터란 이름도 처음 들어 볼 것이다. 하지만 수학계에서는 기하학을 구한 사나이로 통한다. 이러한 기하학을 조금 더 일반인들에게 소개하고자 하는 책이 바로 도널드 콕세터의 무한 공간의 왕이다. 이 책은 수학 이론에 대한 이야기 보다 수학의 한 분야인 기하학을 통해 수학의 한 분야로 만족하지 않고 수학을 오버크로스해서 기하학을 더 다양한 분야로 발전시킨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라서 어느 누가 읽어도 재미있을 것이다.


콕세터의 어린 시절 부터 장성하여 청년이 되고 결혼을 하고 대학 교수 생활과 수학자로 성공하기까지의 삶을 그린다. 또한 기하학과 여러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더욱 발전된 기하학을 완성하게 되었다. 또한 콕세터군, 콕세터수, 콕세터 도식을 완성하게 된다. 하지만 그의 공적은 다른 것에 있는 것이 아니다. 삼각형에 죽음을 이라고 외치던 많은 수학자들 사이에서 고전 기하학을 지켜내고 발전 시켰다는 것이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말하고 있다. 비주류속에서 주류가 되기까지 그가 참아 내어야 했던 오랜 시간은 아무나 흉내 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기하학은 정말 묘하고 아름다고 환상적이다. 그리고 우리의 모든 것은 거시적으로나 미시적으로나 모두 기하학적이다. 이것을 이해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작게는 우리의 삶을 이루는 작은 것부터 크게는 우주를 구성하는 차원을 이해하는 것에 해당한다. 그리고 굉장히 철학적인 것이 바로 기하학이다. 그러한 기하학에 자신의 이름을 당당히 올릴 수 있었던 콕세터. 과학하면 알버트 아인슈타인 수학하면 도널드 콕세터가 떠오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다. 인간의 삶의 기하학으로 표출하고자 했던 수학자 콕세터의 삶을 들여다 볼 수 있어서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공부중독  (0) 2010.01.25
위대한 잠재력  (0) 2010.01.21
디지털 네이티브  (0) 2010.01.14
독일 통일 이야기  (0) 2010.01.11
자유는 진화한다  (0) 2010.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