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네이티브
지지지지직~ 삐이익~ 거리는 소리와 함께 파란 화면이 눈앞에 펼쳐진다. 모니터에 나타나는 파란 세상은 완전 별천지다 ㅡ. 이것저것 다양한 정보가 내 손끝으로 전해진다. 그뿐만 아니라 전국 각지 다양한 곳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과 실시간으로 대화도 가능하다. 그저 신기해서, 그저 놀라워서 신나게 컴퓨터를 붙잡고 살았다. 그렇게 나는 오프라인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는 온라인이라는 세상의 재미에 빠져갔었다. 물론 한 달이 지나고 집으로 날아온 전화 청구서는 어린 나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줬지만 말이다. 지금부터 10년도 훨씬 전, 천리안, 하이텔, 나우누리로 대표되는 PC통신이라는 세계에 처음으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의 이야기이다. 그때는 2400 BPS의 -지금은 상상도 못할 엄청난 속도의- 모뎀으로 온라인 세계를 맛볼 수 있었다. 나이트에만 죽돌이 죽순이가 있는 것이 아니었다. 온라인상에도 항상 접속해있는 죽돌이, 죽순이가 있었고, 그 중에 하나가 나였다. 그래, 나는 넷세대다!! 나 같은 넷세대가 이제는 성인이 되고 새로운 힘을 세상에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ㅡ. 아, 물론 내가 그렇게 하고 있다는 말은 아니다 ㅡ.
그렇다면 넷세대란 무엇인가?! 넷세대는 1977년부터 1997년 사이에 출생한 현재 11세~ 31세의 젊은이들을 말한다. 출생과 동시에 디지털과 자연스러운 관계를 맺게 되고, 그 문화 속에서 자라나서, 디지털 기술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세대로 정리되어진다. 그 넷세대를 기존의 베이비붐 세대와의 비교를 통해 미래를 바라보는 것이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할 수 있겠다. 단순 비교가 아니라 전 세계 12개국 이상에 거주하는 1만여 명의 넷세대를 조사하고 심층 인터뷰한 연구 프로젝트를 토대로 다양한 사례를 분석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도출해낸 생각들의 결과물이다 ㅡ.
- 넷세대에 대한 오해?! 그리고 진실
베이비붐 세대들은 넷세대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본다. ‘그들 나이였을 때 보다 더 멍청하다’, ‘인터넷에 중독되어 사교기술을 잃어버렸다’, ‘부끄러움이 없다’, ‘세상에서 방향을 잡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 ‘지적재산권을 위배하는 절도범이다’, ‘온라인상에서 친구들을 괴롭히고, 폭력적이다’, ‘나밖에 모르고 베풀 줄 모른다’ 등등의 이야기를 하면서 넷세대를 바라본다. 바라본다기 보다는 째려본다고 하는 것이 조금은 더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과연 실제로도 그런 것일까?! 진실은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 책의 저자인 돈 탭스콧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이야기한다 ㅡ. 넷세대에 대한 걱정은 넘치지만 그들은 아무런 문제도 없다고 한다. 오히려 그들에게 배우라고 한다. 무엇을?!
- 넷세대는 이런 것이다!!
넷세대의 특징을 이렇게 정리한다. ‘자유와 선택의 자유를 중시한다’, ‘물건을 자신의 개성에 맞게 고쳐서 쓰는 걸 원한다’, ‘천부적으로 협업에 뛰어나다’, ‘강의가 아니라 대화를 즐긴다’, ‘조직을 철저히 조사한다’, ‘성실성을 중시한다’, ‘즐거운 생활을 희망한다’, ‘속도는 일상적인 것이다. 그것도 생활의 일부이다’ㅡ. 많은 조사와 연구의 결과로 도출해낸 넷세대의 이런 특징을 바탕으로 기성세대의 시선을 넷세대로 옮겨놓는다. 넷세대에 대해 자세히 기술하고, 그들이 바꿔나가는 세상을 미리 볼 수 있게 한다. 가정에서부터 교육, 경영에서, 그리고 사회전반으로 그들의 영역을 확장시켜나가면서 말이다.
이 책은 넷세대로서의 위치에서가 아니라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넷세대를 이해하고, 현실을 직시하면서 보다 나은 미래로 향하도록 발걸음을 재촉한다고 정리할 수 있을 것이다. 변화를 두려워하는 마음에서 넷세대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적대시 할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바꿔가는 세상을 만들어 가자는 것이다. 앞에서 난 넷세대라고 분명히 말했는데, 그런 내가 넷세대에서 배워야 한다는 결론을 도출하려니 아이러니하다 ㅡ. 물론 넷세대가 아닌 이들은 그들에게서-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난 그들에 포함하지 않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뭔가를 배우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좋은 것이겠지만, 넷세대들 또한 기성세대들과의 갭을 메우기 위한 선행 노력들이 많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누구나 할 것 없이 서로를 더 인정하고 존중하면서 서로에게 한걸음 더 다가서는 모습이 보여질 때 비로소 이 세상은 훨씬 빛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본다 ㅡ.
[출처] [오늘의 책콩] 『디지털 네이티브』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아나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