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들아 슬픈 사랑을 내보여라
모토야 유키코 지음 | 한성례 옮김
뿔(웅진문학에디션) 2009.08.17
대부분 사람에게는 ‘가족’이란 어떤 의미일까? 어떤 이에게는 힘이 되어주고 어떤 이에게는 ‘가족’이 전부일지도 모른다. 또 누군가에게는 그리운 존재일지도 모른다. ‘가족’이 없는 이도 있겠지만 대부분 사람에게 가족이란 소중하고 힘이 되어주는 존재라는 생각을 해본다.
오랜만에 가족 이야기를 그린 작품을 만났다. 「바보들아 슬픈 사랑을 내보여라」라는 책이었다. 제목과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고 처음 만나는 작가의 작품이었다. 그리고 이 작품이 2007년에 영화화되어서 ‘프리 스피리트’부문에서 대상을 받은 작품이기도 했으며 작품성을 높이 평가받은 작품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이 더 궁금해졌는지도 모르겠다. 이야기의 시작은 부모님의 장례식을 배경으로 시작되었다. 장남이고 가족을 위해 데려온 ‘신지’, 최고의 여배우를 꿈꾸며 여배우가 된 장녀 ‘스미카’, ‘신지’의 아내로 가족이 된 ‘마치코’, 연약하고 언제나 슬픈 표정을 하는 ‘스미카’의 동생인 ‘기요미’ 네 사람의 과거 이야기로 전개된다. 배우가 되겠다며 도쿄로 상경하고 나서 4년 만에 집으로 온 ‘스미카’는 자신은 남들과 다르며 특별하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언니를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동생 ‘기요미’는 과거에 언니가 저지른 일로 인해 언니의 숨겨진 악한 본성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답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족이면서 서로서로 모르고 지내는 부분이 상당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장남 ‘신지’와 ‘스미카’의 밀회 장면을 보게 된 ‘기요미’는 큰 충격에 휩싸이게 된다. 가족 모두가 삐뚤어져 있었고 배우의 꿈에서 점차 멀어져가는 언니 ‘스미카’는 그 화살을 동생인 ‘기요미’에게 돌리고 점점 난폭해져만 간다. 특별한 존재에서 자신이 평범함으로 전락해버린 언니, 그리고 그 언니의 난폭함과 과거의 사건을 모두 지켜본 동생의 이야기는 ‘이것이 가족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동생의 반전과 함께 이상한 가족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가족이란 서로 감싸주고 안아주며 이해해주는 것인데 이 소설에서 등장하는 가족의 모습은 반대였기에 무언가를 억누르며 지내는 그들의 모습은 마치 시한폭탄을 안고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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