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연인도 되지 마라
김현진 지음
레드박스 2009.08.24
책에 대한 내용의 정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그녀가 이 책을 쓴 목적과 이유에 대해 그녀의 말을 그대로 옮겨본다. 새삼 아, 이 책을 쓴 그녀의 뜻이 이런거였지 싶어진다.
이 책을 처음 접했을 때 많이 망설였다. 김현진이라는 이름은 아주 오래전에 내 기억속에 평범하면서도 특별한 이름으로 기억되는 이름이었고 그녀의 글이라면 한번쯤 읽어볼만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왠지 대놓고 B급 연애 탈출기,라고 광고하고 있는 글은 낯설고 생소해보였다.
차례에 나열되어 있는 소제목들도 왠지 자극적인 글들이 많을 듯 해보이는데다가 나는 표지도 맘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도 굳이 이 책을 읽어볼 마음이 생긴 것은 아마(나도 내 마음을 잘 모르겠기에) 김현진이라는 저자의 이름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책을 받아보니 이 책은 'B급 연애에 빠진 여자를 위한 위로 팡팡 에세이'라고 되어 있지 않은가.
누군가의 말처럼 신선하지만 특별하지는 않은 글들이 씌여있다. 하지만 또한 특별하지는 않지만 명확히 집어주는 그녀의 글들이 맘에 든다. 물론 지금 현재 김현진의 표현대로 B급 연애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녀의 이야기가 위로의 말로 들리지 않고 옆에서 외쳐대는 고함소리와 소음에 불과하겠지만.
그녀의 글이 마음에 들기 시작한 것은 3부의 Q&A 를 읽으면서부터 명확해졌다. 나는 그녀의 글이 시니컬하고 쿨한'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 자신의 경험담과 친구들의 경험을 통해 얻게 된 연애이야기의 명확한 통찰이라는 생각이 든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타인을 존중함과 동시에 타인에게도 존중받아야 한다. 내가 원하는 것과 상대방이 원하는 것, 나 자신의 감정과 타인의 감정에도 솔직해지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
이것은 연애사에서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적용이 되는 것이리라.
사람들과 사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이 올곧을 때 우리 모두는 B급 연애에서 벗어날 수 있다, 라는 것은 아마 어느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일 것이다. 그래서 어쩌면 김현진의 이야기는 특별한 것이 없다고 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러한 사실을 인식하고 실천해나가는 사람들보다 실천은 커녕 인식조차 힘든 이들이 많겠기에 그녀의 글은 연애에 빠져들고 연인이 되고픈 이들에게, 특히 (내 생각으로는) 십대와 이십대의 청춘들에게는 큰 도움과 위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