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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우리말은 서럽다


 

우리말은 서럽다

김수업 지음
나라말 2009.08.03
펑점

  대학시절 전공서인 <국어어문규정집>을 보면서 난 참 우리말에 대해 모르는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영어를 배우며 단어, 문법 등등을 배우지만 국어는 그다지 체계적으로 배운 적이 없다. 아마 배우는 시기가 있겠지만(나중에 보니 요즘엔 중학교 과정에 생활국어가 있어서 맞춤법 등등을 배우긴 하더라) 그다지 신경써서 공부하지 않았으리라. 모국어인 국어를 배울 필요가 없다는, 배우지 않아도 이정도 구사하지 않느냐는 오만한 자신감이 내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었을테니.

  그러고 보면 예전에 읽던 책에는 사전을 뒤적이며 찾아볼 만한 순우리말 단어들도 종종 있고, 아 이런 표현이 있었구나 싶은, 미처 내가 생각지 못한 우리말 표현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최근의 책들(번역서는 물론이고)을 읽다보면 그런 표현이나 단어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익숙한 말글과 표현뿐이다. 익숙하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익숙하다는 것은 진부하다는 것도 된다. 더 큰 문제는 그 익숙한 표현들이 우리말이 아닌 것이 많다는 점이다. 잘못 쓰인 것도 많고.

 

  여하튼 오랜만에 우리말에 대한 책을 읽다보니 내가 명확히 구분하지 못하는 단어들의 구분도 정확히 지어지고, 내가 자주 쓰는 단어를 대체할 만한 단어도 발견한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앞으로는 올바른 단어를 사용해야겠다는 생각도 들고. 물론 더 좋은 것은 오랜만에 외래어나 한자어가 많지 않은 곱고 순한 책을 읽었다는 만족감이다. 할리퀸 로맨스를 한참 읽다가 순수 문학을 읽었을 때의 느낌이랄까.

  한동안 손닿는 책꽂이에 꽂아두고 헷갈리는 단어를 찾아보고 단어를 고르기 위해 읽어야겠다. 국어연구원보다 친절한 우리말 도우미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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