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에 선 사랑을 이야기 하다
지금 나의 사랑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간당 간당... 뭔지 모를 부적절한 느낌. 이유모를 불안감으로 힘들지는 않은까?
무작정 달려왔던 내 사랑 (애인에 대한 사랑. 가족에 대한 사랑.. 그리고 나에 대한 사랑까지..) 을 한번쯤은 점검해 봐야 하지 않나?
꼭 최근의 나의 마음이 이렇고, 이때 만난 이 책은 반갑기까지 하다.
"프랑스를 치유한 책" 이라는 다소 거창한 칭찬을 받았다는 책.
책의 분량부터 시작해서 다소 만만히 보고 읽기 시작했던 이 책은 전혀 만만한 책이 아니었다.
어쩌면 열배 분략의 두께로도 모자랄 법한 이야기들을 이 짧은 책에 쏟아붙듯 토해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가...
다소 얇은 듯한 책의 두께와 달리 읽는데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상처 받은 사람들의 사랑에 관한 심리학, 내면의 무의식에 대해 다루었다. 어디서 이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사람이 누군가를 사랑하는 방식을 보면 그 사람이 이전에 어떤 사랑을 받았는지 알수 있다고.. 누군가를 사랑하는 모습에서 그 사람의 과거가 나온다는 말인데 이 말에 100% 공감하는 나로써는 이 책이 그저 가볍지만은 않았다.
우리에게 일어나는 모든 경험은 의미로 전환되어 하나의 이야기가 구성되고, 그것이 우리의 주관적 현실이 된다. 어떤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화분이, 다른 사람에게는 부부싸움 하면서 던져서 상대방에게 상처입힌 엄청난 의미를 가진 존재가 되고만다. 이렇듯 현실은 우리가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관계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번 형성된 관계에 대한 의미(아마 이것을 도식이라고 이야기 할 것이다) 는 평생 우리는 따라다닌다. 애정이 결핍되었떤 과거를 안고 있는 사람. 적절한 애정을 받은 사람, 그리고 과한 애정을 받은 사람은 제각기 다른 모습의 사랑을 보인다.
혹시 고백만 받으면 그 사람이 싫어진 경험이 있는가?
혹시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유달리 못됐게 구는 버릇이 있지는 않은가? 대체 나는 왜 그럴까?
이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심도깊은 답을 제공한다. 어린시절의 사랑받은 경험을 통해서 말이다...
물론 어린시절의 경험이 이후 사랑못하는 영원한 체질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는 다행이 호르몬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감정의 결정적 시기인 "사춘기" 가 있고, 우리는 사춘기에 다시 사랑에 대한 도식을 형성할 기회를 갖는다. 물론 어린시절의 경험이 큰 영향을 미치지만, 이를 뒤집을 수도 있는 것이 사춘기 이고, 그렇기에 사춘기의 격렬함은 어쩌면 필수적인 단계이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 나는 상대방에서 어떠한 사랑을 보내고 있는가? 내 마음속에 자리잡은 지금 나를 벼랑 끝올 몰고가지는 않았는가?
그러면.. 나는 평생 이렇게 살아야 하는가?
물론 아니다. 뒷부분에 다시 경험에 대한 의미와 이에 개관적 인식, 이를 재구성하뎌 새로운 의미를 만듦으로써 벼랑끝에선 사랑을 구해낼 수 있다 고 이 책은 말하고 있다. 물론 어린시절 형성된 도식은 강력하지만 분명 경험에 대한 의미는 내가 만든 것이다. 따라서 내가 다시 재구성 할 수도 있다. 아니. 꼭 그래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 안의 상처는 유전이 돌 수 있으니까...
참 어려운 책이다. 솔직히 두고 두고 몇번을 다시 읽어야 겠다는 생각마저 드는 책이다.
그만큼 깊이있게 내면의 상처와 치유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내용만으로 보자면 별을 다섯개 주고 싶지만. 흠.. 차마 다섯개를 줄 수 없는 이유는 번역서로서의 단점이 너무 드러난데 있다.
분명 한국말로 써 있음에도 왠지 뭔가 다시 한번 걸러서 읽어야 하는 이질감.. 지나친 직역으로 책의 몰입이 어려웠다.
그리고 심리학적으로 공식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름이나 용어는 그대로 유지해 주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함께 있다.
예를 들면 애착이론을 주장한 John Bowlby 는 존 바울비라고 표기하기 보다는 존 볼비 라고 표기하는 경우가 더 공식적인데.. 바울비라고 해서 한참을 생각했다. 누구지?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이렇게 한번 더 생각해야 와닿아서 인지 몰입하기가 쉽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면서.. 사람에 대한 나의 태도에 대해 한번쯤 짚어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읽어봐야 할 책임에는 틀림없다.
[출처] [오늘의 책콩] 벼랑끝에 선 사랑을 이야기하다 (북카페 책과 콩나무) |작성자 수시아